'주꾸미는 봄이 제철'은 옛말…가격 20% 올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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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롯데마트]

주꾸미가 제철인 봄이 왔지만 정작 소비자들에게는 제철이 아닌듯 하다. 어획량 급감으로 가격이 20% 가까이 올랐기 때문이다. 본래 주꾸미는 봄과 가을에 많이 잡히는데, 3~4월은 산란기를 앞두고 알이 꽉 차있어 미식가들의 발걸음을 제촉한다.

하지만 올해는 어획량이 줄어 가격이 올라 주꾸미를 접하기가 어려워졌다. 해양수산부 수산정보포탈에 따르면, 5~19일 주꾸미 평균 위판 물량은 12만4616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5만4970t) 대비 40% 이상 줄었다. 그동안은 지난 2011년 11만824t에서 2012년 16만7938t, 2013년 16만8205t 등 증가 추세였다.

물량이 줄면서 가격도 올랐다. 주꾸미의 위판 가격은 지난해보다 20% 정도 올라 1㎏에 2만3740원에 형성됐다. 지난해(2만207원)보다도 3500원 이상 비싸다. 2011년(1만7123원)보다는 6000원 가까이 높다.

이유는 ▶주꾸미 바다낚시 인구 증가 ▶전국 각지 주꾸미 축제 성황 등이 꼽혔다. 바다낚시 동호인들이 사계절 내내 어린 주꾸미들을 잡으면서 제철에 잡히는 주꾸미 양이 줄었다. 또한 서천ㆍ태안ㆍ보령 등 주요 산지를 중심으로 지역 주꾸미 축제가 연이어 개최돼 주꾸미 물량이 줄어든 것도 가격 상승의 요인으로 분석됐다.

대형마트들은 부족한 주꾸미 물량을 베트남이나 태국 등 수입산으로 메우고 있다. 롯데마트는 올해 3월 1~18일 주꾸미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 수입산 주꾸미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86% 늘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국산 주꾸미는 0.3% 줄었다.

최승훈 롯데마트 수산 MD(상품기획자)는 “주꾸미 제철을 맞았지만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해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하는 등 제철이란 단어가 무색해지고 있다”고 봤다.

이현택 기자 mdf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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