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의 질 향상돼야 지역 발전" 명문고 유치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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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후된 북·서구 발전을 위해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 척도인 교육문제부터 해결해야 합니다. 명문고 유치는 이 때문입니다.”

대구에서 낙후된 지역으로 평가받고 있는 북·서구 주민들이 이른바 ‘명문고’ 유치를 위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주민들은 이를 위해 최근 ‘좋은 학교 유치준비위원회’를 구성했거나 구성을 추진중이다.

자녀를 둔 부모들이 명문학군으로 알려진 수성구에 속속 이전하는 등 ‘살고 싶지 않은 곳’으로 전락해 지역 발전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북·서구 주민들은 이미 지난해 11월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해 초·중·고 학부모와 시의원·의사 등 각계 인사 1백50여명으로 ‘서부교육시민모임’을 조직했다. 좋은 학교 유치는 시민모임 활동의 한 부분이다.

이 중 최근 15명으로 구성된 북구의 ‘좋은 학교 유치 준비위’는 칠곡지역(태전·읍내동 등)에 경북대 사대 부속 초·중·고교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물밑 작업을 벌인 S·G고교 등 사립고 유치가 어렵게 되자 칠곡에 제2병원과 함께 초·중·고 설립을 계획중인 경북대를 대상으로 활동에 나선 것이다.

준비위는 경북대가 학교부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소식에 서명운동·교육부 청원 등으로 그린벨트 해제를 촉구키로 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준비위 이철우(46·치과원장)씨는 “지역에 명문고가 없어 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앞다퉈 수성구로 이사하고 있다”며 “대구의 ‘섬’으로 변해 버린 칠곡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좋은 학교 유치에 나섰다”고 말했다.

준비위는 명문고 유치에만 활동을 한정하지 않고 시설이 낙후된 기존 강북·영송고교의 칠곡내 다른 지역 이전 등 육성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서구 주민들은 사립 계성고 유치를 추진중이다.

전통있는 계성고가 서구 상리동에 부지를 마련했으나 대구시가 도시계획상 학교부지로 적절치 않다며 승인을 늦추자 활동에 나선 것이다.

주민들은 지난 3월초 교육감을 만나 계성고 이전에 따른 협조를 간곡히 당부하기도 했다.

서구에서 좋은 학교 유치 준비위원회 구성을 준비중인 박낙경(43·주부)씨는 “서구는 학생수에 비해 고교가 부족해 명문고 등의 유치가 더욱 시급하다”며 “관련 자료 등을 확보해 본격 유치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북·서구 주민들의 명문고 유치는 지역문제는 주민 스스로 해결한다는 ‘주민운동’의 하나로 이뤄지고 있어 향후 활동과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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