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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피부 속 선명하게 볼 수 있는 광학 현미경 개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Cass 현미경 영상. 1mm 밑의 물체도 선명히 보인다.
최원식 교수

사람의 피부 속을 고해상도로 볼 수 있는 광학현미경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컴퓨터단층촬영(CT)ㆍ자기공명영상(MRI) 등에 비해 몸에 해가 없고 적은 비용으로 더 선명한 영상을 얻을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연구진은 “상용화되면 암 등의 조기진단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고려대 물리학과 최원식 교수팀은 반사광의 산란을 제어하는 방법으로 1㎜ 이상 깊이에 있는 생체 조직을 고해상도로 볼 수 있는 광학현미경(CASS)을 만들었다고 15일 밝혔다.

암세포의 약 80%는 사람 피부나 장기 외피 1~3㎜ 깊이에 생긴다. 처음 생길 때 크기는 평균 5㎛(1㎛=1000분의 1㎜) 정도다. 세포 핵이 분열을 일으켜 커지면 덩어리(용종)가 된다. 이런 암세포를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은 광학 현미경뿐이다. CTㆍMRI의 해상도는 손 쉽게 몸 속 깊은 곳까지 들여다 볼 수 있는 반면 해상도는 수 ㎜ 수준에 불과하다. 또 X선ㆍ고주파를 이용하기 때문에 자주 쬐면 몸에 해롭다는 것도 단점으로 꼽힌다.

반면 광학 현미경은 CTㆍMRI와 달리 반드시 조직을 떼어내 봐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빛은 투과율에 한계가 있어 복잡한 생체조직을 고해상도로 볼 수 있는 깊이가 수십 ㎛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 이상 깊이까지 갔다 되돌아 나오는 빛은 복잡하게 산란이 돼 제대로 된 정보를 주지 못했다.

연구팀은 빛이 특정 대상에 반사돼 나오는 시각·각도를 예측해 꼭 필요한 빛만 골라내는 기술을 개발해 이런 한계를 극복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1㎜ 이상 깊이에 있는 세포의 모습을 1㎛ 해상도로 볼 수 있다. 고해상도 영상을 얻을 수 있는 깊이로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최원식 교수는 “암 등의 조기진단과 수술 시 병이 퍼진 정도를 확인할 때 광범위하게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성과는 최근 광학 분야의 세계적인 저널인 ‘네이처 포토닉스’ 온라인판에 소개됐다.

김한별 기자 kim.hanb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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