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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 많은 현미에 유산균이 '와글와글'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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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가고 있다. 중앙일보는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도움을 받아 전국에서 착한 생산자들의 특산물을 발굴해 연재한다. 특산물 하나 하나에 얽혀있는 역사적 기록과 사연들, 그리고 그걸 생산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유산균 현미 누룽지는 완도산(産) 다시마, 미역, 톳을 첨가해 아침 식사 대용과 간식으로 안성맞춤이다

현미가 몸에 좋다는 건 누구나 다 안다. 현미는 흰 쌀밥에 비해 탄수화물(당질)은 적은데 섬유질은 두 배 넘게 많다. 단백질과 좋은 콜레스테롤의 수치를 높이는 식물성 지방도 많다. 현미를 계속 먹으면 대장암이 걸릴 가능성이 현저히 줄어든다는 건 이미 입증된 결과다. 급격한 혈당과 혈압 상승도 막아 당뇨병과 같은 성인병도 예방하니 참 좋은 쌀이다. 그런데도 현미를 먹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유는 여러 가지다.

우선 입안에서 씹을 때 쌀과는 달리 좀 푸석푸석하고 까끌까끌 하다는 사람들이 많다. 식감이 별로라는 얘기다. 백미에 비해 소화가 잘 안 된다는 의견도 있다. 미리 물에 불려놓아야 하고 밥을 해도 색상과 모양이 곱지 않다는 불평도 나온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찾는 사람이 많지 않으니 현미는 공급량이 달려 가격마저 비싸다. 딜레마다. 몸에는 좋은 것이 분명해 먹기는 먹어야 할 텐데 앞서 언급한 그 많은 문제들을 어떻게 극복할 것이냐가 관건이다. 최근 농업기술의 발전과 함께 국내에서도 많은 농가들이 다양한 현미를 선보이고 있다. 현미의 기존 단점을 극복하려는 노력의 산물이다.

전남 순천시 서면 압곡리에 있는 ㈜거북이농산은 그런 농가들의 대표주자 격이다. 여기선 유산균 발효현미를 생산한다. "현미는 살아있는 쌀입니다. 흰쌀을 물에 담가두면 어떻게 될까요? 썩습니다. 그럼 현미는? 싹이 나옵니다. 살아있으니까요. 그렇다면 살아있고 영양가 많은 현미를 어떻게 하면 손쉽게 먹을 수 있을까요. 그걸 고민하다 유산균을 찾아낸 겁니다. 유산균으로 발효한 쌀은 부드럽게 변합니다. 마룻바닥에 왁스를 칠한 것처럼 말입니다. 식감도 좋아지고 소화도 잘 되지요. 유산균 현미는 물에 불리지 않고 바로 밥을 해도 됩니다. 아주 편해진 거죠. 또 찬밥 상태에서도 계속 발효가 진행되기 때문에 밥이 잘 쉬거나 굳지 않는 특이한 장점이 생겨납니다."

거북이농산 조진호 대표(47세)의 말이다. 조 대표의 유산균 현미는 특허도 받았다. "쌀에 어떻게 유산균을 바르냐고요? 사실은 유산균을 쌀에 뿌리는 게 아니라 유산균으로 벼를 발효 시키는 겁니다. 큰 통에 벼와 유산균을 일정 비율로 넣고 72시간 동안 천천히 통을 돌리면서 발효시키죠. 그러면 현미 속으로 유산균이 스며들어가게 됩니다. 발효시킨 벼를 도정(쌀의 껍질을 벗기고 찧는 것)한 뒤 품질을 체크해 유산균 배합이 된 쌀만 포장해 판매하는 거죠."

동그란 통에 유산균과 현미를 넣고 72시간 동안 발효시킨 뒤, 도정 과정을 거치면 유산균 현미가 완성된다

조 대표는 대학에서 식품영양학을 전공했다. 대학에서 배운 것을 토대로 자신이 농사를 지으면서 직접 유산균과 쌀을 배합하는 기계를 구상해 만들었고 그걸로 2013년 특허를 획득했다. 이 방법으로 생산된 유산균 현미에는 1g당 약 3만 마리의 유산균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성인 한 끼 평균 쌀 섭취량 70g으로 환산하면 약 2천 1백만 마리의 유산균을 섭취하는 것이다. 벼는 인근 보성군에서 재배하는 무농약 벼만 구매해 사용한다.

"저희 상품이 아니어도 상관없는데 많은 분들이 현미를 드셨으면 좋겠어요. 평소 알고 지내던 순천시청 직원의 어머니가 당뇨가 심해 음식을 거의 못 드셨어요. 그 말을 듣고 제가 현미를 권했습니다. 효과가 없으면 돈을 열 배로 다시 돌려주겠다고요. 그런데 그 직원 어머니가 저희 현미밥을 지어 드시더니 건강이 좋아지셨어요. 도시에 사는 분들은 건강을 생각해서라도 꼭 현미밥을 드셔야 해요."

하지만 도시인들은 아침에 밥을 건너뛰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유산균 발효 누룽지다. "쌀 소비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어요. 아침들을 안 먹으니까요.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아침밥을 먹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생각한 게 누룽지입니다. 유산균으로 발효한 현미에 완도산(産) 다시마, 미역, 톳을 첨가해 만든 겁니다. 아침에 식사 대용으로 끓여 드시던가 아니면 간식으로도 안성맞춤이죠."

물에 불린 쌀을 기계에 넣으면 20분 만에 가마솥에서 끓여낸 듯한 누룽지가 생산된다

거북이농산의 누룽지 생산 과정은 식약청 해썹(HACCP)을 통해 위생 면에서도 인증됐다. 물에 불린 쌀을 기계에 넣고 돌리면 20분 만에 거짓말처럼 가마솥에서 끓여낸 듯한 누룽지 한 덩이가 완성된다. 조 대표는 "시중에 유통 중인 누룽지의 대부분은 이미 지어진 밥을 기계에 넣어 누룽지로 만드는 겁니다. 저희는 쌀을 바로 넣어 익히면서 동시에 그걸 바로 누룽지로 만드니 더 바삭하고 냄새가 나지 않는 거죠"라고 말했다.

누룽지는 과자처럼 그냥 먹거나 물에 넣고 끓여 누룽지탕이나 숭늉으로 먹는다는 건 누구나 안다. 거기에 덧붙여 조 대표는 특이한 레시피를 하나 알려줬다. "올리브유에 튀겨 드셔 보세요. 그것도 별미입니다." 거북이농산 누룽지는 포장이 고급스러워 선물로도 손색이 없다. 유산균 현미 누룽지, 대한민국 농업의 또 다른 진화다.

위 상품에 대한 구매 정보는 농부마음드림 : 농마드 사이트 (www.nongmard.com) 에서 확인 하실 수 있습니다.

박성용 기자 s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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