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엔진 2원화」로 중화학 조정 빛 바래|기획원의 투기근절 대책 민정반대로 좌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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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기업들의 이해관계가 크게 엇갈렸던 디젤엔진도 이원화됨으로써 지난 80년의 중화학투자조정 방침은 사실상 빛이 바랬다.
정부는 동아자동차와 기아산업의 통합을 일찌기 백지화했고, 작년말에는 효성중공업에 일원화되었던 초고압중전기생산(내수용)을 현대중전기에도 허용, 이원화를 서둘렀다.
상공부는 이번에 고마력 디젤엔진을 현대자동차도 생산할 수있도록 이원화하면서 앞으로 공급부족이 예상되는데다 경쟁체제를 갖추도록 하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설명.
이에 대해 대우 측은 『KIET(한국산업경제기술연구원)는 우리사 생산만으로 엔진 공급은 충분하다고 전망하고 있다』며 『중화학투자조정으로 대우는 계속 잃기만 했다』고 울상-.
★…「부동산투기」의 뿌리를 뽑겠다며 작년 가을부터 종합대책을 마련해온 경제기획원은 민정당의 뜻하지 않은 반대에 부닥치자 하루아침에 맥빠진 분위기.
투기억제대책의 첫 카드로서 공한지세과세기준을 현행 2백평에서 1백평으로 낮추기로 했던 것을 지난 16일 민정당측이 백지화선언을 하자 경제기획원 측은 『대체 어찌된 영문인지 모르겠다』며 뒤늦게 경위를 알아보기 위해 동분서주.
기획원 실무관계자들은 『이처럼 공한지세과세기준을 강화하는 것조차 안된다면 아직 발표하지 않은 다른 알맹이 대책들은 보나마나 안될 것이 뻔하지 않느냐』며 걱정.
이런 분위기라면 그동안 기획원이 추진해온 일상규모이상 주택에 대한 재산세의 누진적용이나, 호화주택기준강화 등은 말도 못 꺼내겠다는 것이 실무자들의 공통된 우려다.
★…17일 금융단이 공개, 은행에 손해를 입혔으므로 앞으로 은행거래를 못하게 하겠다는99개 업체 1백6명의 업주명단에는 정작 지난해 가장큰 손해를 입혔던 영동개발진흥과 그대표자들은 빠져있어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을 감시 어리둥절케 했다.
사연인즉 영동개발진흥으로부터 손해를 입은 조흥은행 측이 이를 지난해에 대손처리하지 못했기 때문. 조흥은행은 영동개발진홍의 부동산처리, 진행중인 아파트공사 등의 문제가 걸려있어 아직 정확한 손실액을 못내고 있는데 회계상 대손처리가 되면 영동개발진흥도 금융제재자 명단에 오르게된다.
★…아사히 펜탁스 카메라가 한국에서도 곧 생산돼 시판된다. 동원산업계열의 동원광학(대표 조구영)은 일본 아사히 광학과 기술제휴를 하여 아사히펜탁스 카메라를 한국에서도 만들기로 했다.
오리온광학에서 최근 상호를 바꾼 동원광학은 지금까지 카메라용 교환렌즈· 현미경 등을 생산, 수출해왔는데 이번에 아사히 광학과 카메라제조에 관한 기술제휴를 하고 연간 3만대이상의 각종 카메라를 생산, 국내에서도 팔고 일부는 수출할 계획이다. 값은 대중용이 l7만∼18만원. 고급용이 35만원선.

<소폭배당의 시은주총|적잖은 주주질책예상>
★…21, 22일로 다가온 5개 시은의 올해 주총은 근래 보기 드문 소폭인사·소폭배당이 예정돼 있어 인사에 대한 설왕설래는 별로 없지만 쥐꼬리배당을 놓고는 주주들의 적잖은 질책이 있을듯.
한일은과 서울신탁은의 임기만료임원은 모두 연임되고 제일은은 정년 퇴임하는 강창목 전무의 뒤를 이은 2건의 승진인사가 예정돼있어 오랜만의 인사 무풍주총이 됐다. 한편 이번 주총때 7명씩의 비상임이사들을 선임할 상업·제일·서울신탁은행 등은 유명무실한 비 상임이사선임 건을 놓고도 일일이 당국의 결재 아닌 결재를 받느라 신경들을 쓰고도 비 상임이사는 주총 결정을 봐야 알겠다고 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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