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후죽순…기업스포츠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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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88서울올림픽 유치를 계기로 민간기업마다 스포츠팀 개설들이 일고있다.
민간기업이 스포츠산업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레저스포츠산업의 저변을 확대한다는 정책적 목적도 있지만 기업의 문화적·건강적 아미지를 사회에 전달한다는 또하나의 효과도 노리는 것.
83년8월 현재 대한체육회에 가입한 민간기업수는 모두 98개사.
프로팀을 합치면 1백10여개사나 된다. 국내 유수의 기업치고 스포츠팀을 안가진 기업이 없다. 기업스포츠의 첫째 메리트는 PR효과다.
83년 한햇동안 프로야구 6개구단은 최저9억원(롯데), 최고12억원 (삼미)의 적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그룹이미지 향상등 PR효과를 돈으로 환산하면 결코 적자를 본것은 아니다』 라는 각 구단실무자들의 공통된 변이다.
신설구단의 경비 1백억원을 놓고 말이 많지만 이는 곧 프로야구팀의 PR효과등이 1백억원에 이른다는 말도 되는 셈이다.
그래서 각기업체는 되도록이면 PR효과가 큰 스포츠 종목을 택한다.
민간기업이 가장 많이 참여하고있는 종목은 배구(11개팀)· 탁구(8개팀)· 농구(7개팀)와 프로야구등.
기업스포츠는 PR효과 못지않게 사원의 결속, 공동체의식 조장, 사기앙양등에도 크게 기여한다는 분석이다.
점보시리즈·대통령배 배구등이 열리는 날 각구장의 응원열이 이를 단적으로 증명한다.
『사원의 결속, 나아가 화사에 대한 충성심 조장 효과가 이보다 더 큰것이 어디 있겠느냐』고 한관계자는 반문한다.
스포츠엔 이기는 것도 중요하다. 같은 효과를 얻는 것이라도 경기에서 이겼을때의 효과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각기업이 거액의 스카웃비를 들여서라도 이기는데 크게 기여할수있는 선수를 스카웃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이때문이다.
비인기종목이라도 그나름대로 메리트가 있다.
제일제당은 육상팀 (선수 11명,코치·감독 각1명)을 육성하는뎨 연간 1억원정도를 투자한다. 수지타산으로만 본다면 육상팀은 적자투성이. 그러나 소속선수인 박경득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회사전체의 화제거리가 된다. 그래서 사원들간의 대화에서 육상팀이 자주 오르내리기도 한다.
『우리회사에는 비인기 종목이면서도 모든 운동의 기초가 되는 육상을 육성한다는 자부심이 있다』는 것이 어느 사원의 설명이다.
비인기종목이지만 나름대로의 팬이 있기 때문에 기업이미지면에서 결코 마이너스가 되지않는다.
규모가 큰 회사일수록 업무상 관련이 없는 부서 구성원들끼리 모르고 지내는 수가 많다. 바로 이러한 사원들간의 교류의 폭을 넓히는데도 기업의 스포츠팀이 크게 기여한다.
『평소에 모르고 지낸 같은회사 직원들을 체육관에서 응원하면서 알게 되었다』는 금성사 사원의 말대로 자기회사팀을 응원하다 보면 옆에 앉아있는 같은 회사 사원과는 곧 친구가 된다.
선수들도 해당기업의 사원친선경기에 참가하여 사원들과의 우의를 드높인다.
탁구를 육성하는 제일모직의 경우 양영자선수를 비롯한 선수전원이 1년에 한두차례 있는 사원친선탁구대회에 참가하여 사원들과 기량을 겨루기도 한다. 물론 승패는 뻔한 것이지만 유명선수들이 사원들과 같이 운동을 함으로써 사원들의 사기에 많은 도움을 준다. 또 현대자동차축구팀 선수들처럼 평소에는 회사에서 근무를 하는 경우도 있다. <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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