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눈총 때문에 고유식성 바꿔야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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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보신탕 집을 모두 없애겠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다. 이유는 86·88년의 국제적인 행사를 앞두고 그동안 외국인에게 혐오감을 주어오던 보신탕의 나쁜 이미지를 씻기위해서라는 것이다.
다 국익을 생각한 정부의 처사겠지만 한편으론 서글픔도 감출 수 없다.
보신탕을 먹느냐 안먹느냐하는 선호의 문제에서가 아니라 정부가 외국인의 눈총 때문에 우리의 오랜 식성을 없애겠다고 나서고있기 때문이다.
식성이란 민족마다 아무리 산업화되고 경제가 발전하더라도 좀체로 변하지 않는 것이다.
동양의 경제대국인 일본도 국민들은 비록 최첨단의 산업구조에서 생활하지만 말고기를 먹는등 그들 전통의 음식을 즐기고 있다. 그만큼 식성은 의복이나 주택과는 다른 특징을 지니고있다.
하물며 정부에서 수백년 내려온 우리의 식성을 외국인의 시선을 이유로 내세워 뜯어 고치겠다는 것은 아무래도 꺼림칙하다. 이것이 바로 사대주의적 발상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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