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새지도 전문경영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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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선두그룹을 형성하고있는 김채겸·이주범·이승원·김석준사장등 4명이외에 대표이사회에 참석하는 8명의 경력이 다채롭다.
고병우 쌍용투자증권 사장과 장석환 그룹종합조정실장(양회부사장)은 관출신이고 한민석쌍용해운사장과 윤한채 고려화재해상보험사장은 군출신이다.
또 추세환 쌍용제지사장은 언론계 출신이야, 안천학 쌍용중공업사장과 진영배 쌍용엔지니어링사장은 다른 기업에서 쌍용으로 전신했고, 박병철 쌍용컴퓨터사장은 이들 중 유일한 공채출신. 관·군·언론·정통기업인들이 모두 망라된 셈이다.
고병우사장(51)은 재무부 재정차관보와 기획관리실장으로 재직하다 81년7월 쌍용중공업부사장으로 전신했다. 그는 한달만인 8월에 같은 회사 사장으로 승진했다가 작년9월 쌍용이 효성증권을 인수하면서 쌍용투자증권사장(구효성증권)으로 옮겨 앉았다.
고사장은 합리적인 성격으로 아랫사람을 편안하게 해주며 인화를 중시한다.
낙후된 증권업에 새바람을 불어넣기 위해 새 인재들을 대담히 채용하고 친정인 재무부에 업무영역확대를 몸으로 부딪치며 호소하는등 맹렬성을 보이고있으나 실적은 아직 미지수.
안천학중공업사장(49)은 적극적이고 직선적인 성격.
69년 쌍용양회에 입사한 이후 영업계통에서 세일즈맨으로 성공한 인물이다.
82년6월 양회영업상무에서 일약 제지사장으로 발탁되자 판매전에서 고전중이던 제지를 적자에서 흑자로 올려놓아 세일즈맨으로서의 능력을 재확인 받았다.
심지어 식당에 갈때마다 주인을 불러 늘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상용휴지를 선전하며 스스로 판촉을 하는 극성파다. 83년9월 경영이 부실해 고전중인 중공업사장으로 옮겨 경영정상화 목표에 도전하고있다.
추세환제지사장(51)은 경제부 기자로 잔뼈가 굵은 언론인출신으로 78년2월 동양통신편집부국장에서 쌍용중공업 상무로 자리를 옮겼다.
전신하자마자 전력을 깨끗이 버리고 새 일에 전력투구, 5년만에 사장자리에 올랐다.
박병철쌍용컴퓨터사장(48)은 62년 공채로 양회에 입사해 작년7월 최고경영자의 자리에 오른 유일한 공채출신 사장이다.
서울대공대출신의 박사장은 모교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강의도 했다.
양회재직시 품질개선등 기술분야에 공을 쌓고 컴퓨터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장석환 그룹종합조정실장은 경제과학심의위원회에 근무하다 62년 양회 기획조정실부장으로 입사한 기획 통으로 한때 쌍용정유전신인 한·이석유창설의 산파실무역을 맡기도 했다.
48년10월 금성방직을 모기업으로 출발한 쌍용은 그동안 전문경영인을 많이 배출해냈다.
신현확전총리는 68년부터 73년까지 쌍용에 몸담으면서 동해전력사장·쌍용양회사장을 역임했으며 전경련회장까지 지낸 홍재선씨, 대전피혁회장 김종대씨, 효성물산사장을 맡았던 이충선씨, 전삼호회장 진봉현씨등이 쌍룡과 오랜 연관을 맺었고 (주)대우의 이우복부회장과 홍성부대우기조실장(사장)도 한때 쌍룡에 몸담은 적이 있다.
그러나 창업 후 10년이 지나서야 공개채용을 시작한 쌍룡은 타그룹에 비해 입사후의 승진이 늦은 편이다.
공채생으로는 박병철 컴퓨터사장만이 최고경영자에 올랐을 뿐 다른 공채생들은 아직 부사장에도 오르지 못하고있다. 쌍용은 사장과 부사장을 한데 묶어 인사를 한다. 사장이 저돌적이면 부사장은 차분한 성격의 인물을 앉히는 등 조화를 찾는 패키지 식 인사다.
쌍용은 보수적인 그룹이다. 쌍용은 시멘트(양회)를 모기업으로 해서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연료 (정유)·수송(해운)·포장(제지)·수출(쌍용)등으로 뻗어난 그룹이다.
대부분이 장치산업이기 때문에 종업원이 적고 따라서 임원의자도 적다. 쌍용에서 임원되기도 승진되기도 어려운 까닭이 여기에 있다. 쌍용사람들은 같은 업종에 비해서는 승진이 그리 늦은편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나 쌍룡은 그동안 확장보다는 다지는 경영을 해왔다. 따라서 튼튼한 체질을 기른반면 성장세에서 뒤떨어져왔다.
또 늦게 출발한 건설과 중공업이 짐이 되고있다.
그룹총수로서는 젊다고 할 수 있는 39세의 김석원회장이 쌍룡을 어떻게 발전시키느냐는 문제는 이런점들 때문에 더욱 관심거리가 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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