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난 베트남, 공무원들도 거의가 부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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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베트남국민 사이에 때아닌 부업이 한창이다. 남쪽 호지명시는 물론, 북쪽 하노이시까지 아르바이트가 번성, 수리점이나 노점, 체중측정실 등 각종 부업이 늘고있다.
베트남에 이처럼 부업이 늘고있는 것은 말할 것도 없이 생활난 때문이다. 종전8년째를 맞는 현재 공무원의 봉급은 월2백∼3백동(1동=약72원) 이지만 최근의 인플레로 실제 생활비는 하노이가 1천동, 호지명시에서는 3천동을 넘고있다.
특히 공무원이나 군인들의 생활난이 심각해 부업에 뛰어드는 사람들도 이쪽이 많고 직종에 따라서는 오히려 본업의 2∼3배수입을 올리는 사람들도 있다. 한 기계공장 기술자는 월급은 3백동이나 부업으로 양복점을 차려 월8백∼l천동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자전거가 주교통수단인 베트남에서는 자전거에 공기를 넣어주는 부업도 꽤 인기다. 어떤 노인은 한번에 1∼2동씩 하루에 20회, 한달20일을 일하고 4백동을 벌고있다.
과거 정부고관이나 대학을 나온 인텔리들이 많은 시크로(일종의 인력거) 운전수 중에는 월수 수천동을 올리는 케이스도 많다는 이야기다.
베트남에서의 부업은 정부당국이 작년 여름부터 5백∼1천동의 부업자금융자를 시작하는 등 거국적으로 권장하고있다. 그러나 너도나도 부업에 뛰어들면서 직장을 조퇴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러나가는 사람들과 암시장도 늘어 문제가 많다.
남자노동자에게는 당국이 1상자 12동하는 담배를 매달 4∼5상자 배급하지만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들이 이것을 암시장에 내다 팔아 이것이 국영상점에서는 30동, 노점에서는 60동까지 하고있다.
베트남정부가 아르바이트를 장려하는 정책 뒤에는 경제건설을 위해서는 일종의 메리트부여가 필요하다는 것. 비록 제한적이지만 생산청부제 등 자유화조치로 베트남은 82년 식량자급을 달성할 수가 있었다. 부업도 마찬가지. 『자극만 주면 더없이 훌륭한 노동자』 라는 평처럼 부업을 하는 베트남인들은 그만큼 활기차 보인다는 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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