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의 노보기 퍼펙트 우승 … PGA서도 41년간 못 본 대기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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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

72홀 동안 보기가 하나도 없었던 8일 박인비의 LPGA 투어 HSBC 위민스 챔피언스 우승은 말그대로 완벽한 경기였다. 야구로 치면 퍼펙트 게임인 셈인데 이보다 훨씬 어려운 대기록이란 평가가 나온다.

 야구에서는 27타자에게 이기면 퍼펙트(1루에 한 번도 주자를 진루시키지 않는 경기) 게임이다. 골프는 72홀을 버텨야 한다. 그 중 한 번이라도 지면(보기를 하면) 기록은 깨진다. 그래서 72홀 노보기 우승은 진귀한 기록이다. 메이저리그에선 1900년 이후 퍼펙트 게임이 21번 나왔다. 최근에 나온 것은 2012년 시애틀 매리너스의 투수 펠릭스 에르난데스가 탬파베이를 상대로 한 기록이다.

 골프의 퍼펙트 게임은 훨씬 귀하다. 타이거 우즈도 못해본 기록이다. 우즈는 2002년 WGC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챔피언십에서 3라운드까지 보기 없는 경기를 펼치다 4라운드에서 보기를 했다.

 PGA 투어에서 마지막 노보기 우승은 41년 전인 1974년 리 트레비노의 뉴올리언스 오픈 우승이었다. 유러피언 투어에서는 1995년 스칸디나비아 오픈에서 예스퍼 파르네빅(스웨덴)이 노보기 우승 기록을 세웠다. LPGA 투어에선 8일 박인비가 처음이었다. 이전엔 노보기 우승에 대한 기록조차 없었다. 워낙 나오기 어려운 기록이기 때문이다.

 박인비는 이전 대회를 포함, 92홀 연속 노보기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일부 언론에선 남자골프 전 세계랭킹 1위 루크 도널드(잉글랜드)가 102홀 연속 노보기 기록을 세웠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무표정한 얼굴로 경기를 치른 박인비는 “보기를 한 번도 하지 않았다는 게 믿겨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인비는 또 “버디를 하면 아버지에게 500달러를 받고, 보기를 하면 1000달러를 주기로 내기를 했는데 집중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했다. 박인비는 이번 주 유럽여자 투어 미션힐스 월드레이디스에 나간다. 개인적인 노보기 기록은 연장될 수 있지만 LPGA 투어가 아니어서 공식적으로 인정받기는 어렵다. 19일 애리조나 피닉스에서 개막하는 JTBC 파운더스컵이 그의 공식적인 기록 연장 무대가 된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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