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순방 마치고 기내 즉석 간담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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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간 회동이 조만간 이뤄질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9일 새벽(현지시간 8일 저녁) 중동 4개국 중 마지막 방문국인 카타르의 수도 도하를 출발, 서울로 향하는 공군1호기(대통령 전용기)안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귀국 후 여야 대표와의 회동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한국에) 가서 날짜를 서로 조정해 만날 것”이라고 답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3·1절 기념식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만나 ‘순방 이후 여야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순방 결과를 설명해달라’는 김 대표의 제안을 수락했었다.

이날 박 대통령의 기내 즉석 간담회는 15분간 이어졌다. 박 대통령은 간담회 후 기내를 돌며 기자들과 일일이 인사도 나눴다. 박 대통령은 중동 4개국 순방길에 오르는 기내에서도 간담회를 가졌다. 박 대통령이 이번처럼 순방 중 ‘왕복 간담회’를 갖기는 처음이다. 올초 지지율 하락과 함께 ‘불통(不通)’ 논란이 불거진 후 기자들과의 스킨십에 더욱 신경을 쓰는 모양새다.

박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순방 성과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순방을) 떠날 적에 ‘제2의 중동 붐’을 통해 ‘제2 한강의 기적’을 이뤄야 한다는 취지로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이번 순방을 다니면서 그것이 참 현실화되고 있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만난 정상, 국왕들께서도 한국인에 대해 깊은 신뢰를 주셨고, 또 한국에 맡기면 뭐든지 잘 해낼 수 있다는 경쟁력, 기술력이나 전문성, 성실성 이런 데에서 신뢰를 많이 쌓았다”며 “중동은 신뢰를 한번 쌓으면 굉장히 깊은 믿음을 주고 일을 잘 같이 해나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특히 우리 기업의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인프라 프로젝트 참여와 관련, “(카타르 국왕이) 한국 기업들을 우선적으로 배려하고 유리하게 해주도록 지시를 다 내렸다는 말씀도 했다”며 “우리가 (월드컵을) 이미 해봤기 때문에 인프라 뿐 아니라 치안도 중요하다. 그런 것도 다 협력해서 최고의 월드컵을 만들어보자, 이렇게 약속했다. 인프라도도 가고, 치안도 협력하고 뭐 여러가지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서비스산업기본법 등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법안이 국회에서 처리되지 않는 것에 대해 “이렇게 하다가는 청년 일자리를 만들어내기가 참 힘들겠다는 절망적인 생각을 많이 했다”며 “계속 기다려도 더 안되고, 이제는 해외에서 찾자, 그것을 생각해 적극적으로 추진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청년인력의 중동 진출과 관련, “중동에 와서 보니 법률전문가라든가 의료진, 문화쪽 등 인재들,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일을 할 수 있는 데가 많이 있다”며 “그래서 우리가 해외로라도 청년들이 갈 수 있는 기회를 적극적으로 뒷받침해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순방 도중 발생한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피습 사건과 관련해선 “너무 끔찍한 일이었고, 어떻게 그런 일이 우리나라에서 벌어질 수 있느냐”라며 “철저히 조사를 해야겠다”고 주문했다.

공군1호기(도하)=신용호 기자 nov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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