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도의문화저작상 입상작 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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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삼성미술문화재단이 재정한 도의문화저작상 제13회(83년도)수상자가 결정됐다. 이번 저작상 모집에는 소설부문에 39명, 희곡부문에 34편이 응모`해 예심과 본심을 거친 결과 소설부문에서는 송우혜씨의 『남도행』이 당선됐고 오성찬씨의 『크는 산』이 가작으로 뽑혔다. 희곡부문에서는 당선작이 없고 최인령씨의 『하늘신랑 땅 각시』와 박환용씨의 『너덜강 돌무덤』이 각각 우수작으로 결정됐다.

<소설 당선 송우혜|"앞으로는 종교적 내용 다루고 싶어>
작품 『남도행』으로 당선된 송우혜씨(37·여)는 중편소설로 인선한 경력이 있는 저력있는 작가다.
소설 『남도행』은 의료사고후에 아내를 잃은 중년의사가 6일동안 여행하면서 느낀 인간의 근원적인 고통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60년대에 서울대간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신학대학에서 공부한 학구파로 공부 때문에 작품활동에 전력하지 못하다가 힘들여 쓴 이번 작품으로 명예를 안았다.
송씨의 작품은 문장이 싱싱하다는 평을 받았다.
『앞으로 종교적인 내용의 소설을 써보고 싶습니다. 깊이 있게 사는 것은 결국 종교적인 문제에 까지 연결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신학대학을 나온 사람다운 이야기다.
지금은 법률문제를 다루는 소설 한편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소설에서 법을 다룰 경우 조작적인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많지만 현실에서는 법과 관계되는 일이 많으며 또 일반인들이 법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은데 소설속에서 말해줄 때 이해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고 생학한다는 것.

<소설 가작 오성찬|"제주도를 통해 보편적 인간의 삶을">
『크는 산』은 제주도를 배경으로 하여 한 소년이 동심세계에서부터 사회를 바라보는 눈, 인간으로서의 눈뜸을 갖게되는 성장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이 속에는 4·3사건을 비롯해 제주도가 겪는 비극이 깔려 있다.
작가 오성찬씨는 이미 작품집 『별을 따려는 사람들』『포구』등을 낸 중견이다. 그는 제주도의 향토작가로 불릴 만큼 제주도를 무대로 한 작품을 써왔다.
『제주도를 다루는 것은 바로 우리나라를 다루는 것과 연결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지역적 특성 이이야기 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만 그것이 전국적인 보편성을 얻어낼 수 있다고 봅니다.』
제주도이야기·풍습을 써나가는 특성을 살리면서도 최근세의 우리나라 사람의 삶, 나아가서는 보편적 인간의 삶의 문제로 확대시키자는 것이다.
그의 작품은 사회 고발적인 요소가 짙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11년간 언론계에서 일하다가 최근, 오는 4월에 개관되는 제주도 민속자연박물관으로 옮겨 준비에 바쁘다.

<희곡 우수작 박환용|한 여인의 희생서 민족의 비극 그려>
박환용씨의 작품 『너덜강 돌무덤』은 3대에 걸친 비극을 고스란히 받아 들여야하는 여인의 이야기다.
『한국근대사가 강요한 희생의 현장을 들여다보려 했습니다. 그러나 싯점의 불명료성과 너무 폭을 크게 설정한 시대배경으로 원래의 외도가 많이 약해진 것 같습니다.』
전 5막으로 이루어진 이 작품은 가족사의 비극에서 민족사의 비극을 끌어 내어 보여준 것이다. 돌무덤은 상징적인 것으로 역사에 시달린 민중의 비극을 보여준다.
『우리 민중사는 어찌 보면 한의 역사로 점철된 것 같습니다. 특히 신분이나 지체가 낮은 이들일수록 역사가 강요한 희생의 재물이 된 경우가 많았읍니다.』
봉건적인 사고 때문에 죽어간 어머니, 뚜렷한 의식을 가지지 못하고 독립군이된 남편, 이데올로기의 노예가 된 아들, 그 속에서 살아온 월례란 여인은 결국 비참한 최후를 맞는다.
박씨는 현재 군산대학연구조교로 있으면서 군산­이리지방을 중심으로한 연극동인 「원형무대」에 속해있다.

<희곡 우수작 최인석|"서동과 선화공주설화 현실에 대비>
『하늘 신랑 땅 각시』로 희곡부문 우수작을 수상한 최인석씨는 『서동과 선화공주라는 전설적·우화적인 이야기를 역사적·현실적인 것으로 받아 들여 오늘의 상장과 대비 시켜보려 했다』고 말한다.
서동과 선화공주라는 설화적·전설적 이야기가 전개된 시기는 백제와 신나라는 민족분단의 시기였으며 또 가장 전쟁이 극심했던 때였다. 이 작품을 통해 최씨는 분단의 아픔과 통일에의 의지를 드러내려 한 것이다.
『나름대로의 서동과 선화공주 설화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가져 보려 했읍니다.』
많이 알고있는 테마에서 새로움을 끌어내기에 어려움을 겪었을 것 같다.
3막으로 된 이 희곡이 무대에 올려질지 모르지만 최씨는 분단이라는 현재의 아픔이 드러날 수 있는 연출이 있었으면 하고 바라고 있다. 과거의 일을 통해 현재를 비춰보는 것인 만큼 연극 속에 현재의 상황을 강력하게 드러내는 시도가 있었으면 한다고.
최씨의 희곡은 구성이 치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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