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층일수록 방화외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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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우리나라 대도시 시민들은 3명중에 1명 정도가 한햇동안 한국영화를 거의 보지않고 있으며 이같은 현상은 나이가 젊을수록 더욱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한국영화를 한해 6∼7회씩 자주 관람하는 한국영화팬 중에는 대학생들이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시민들과 함께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 대학생들이 한국영화를 외면하고 있다는 그동안의 통념을 깼다.
이같은 사실은 영화진흥공사가 한국영화진흥의 기초자료를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8월29일부터 9월10일까지 서울·부산·인천·광주·대구·대전등 6개 대도시 시민 2천5백명을 상대로 실시한 「한국영화에 대한 대도시 시민의 영화여론설문조사」의 분석결과 밝혀졌다.
진흥공사는 이 여론조사를 위해 지역별로 아르바이트 대학생 1백8명을 동원, 영화관·가정·상가·직장등에서 시민들을 무작위로 뽑아내 직접설문(27개항목)에 대한 응답을 받았다. 이 설문조사결과에 따르면 시민의 32%가 1년이 지나도 한국영화를 거의 보지않으며 2∼3편정도가 25%, 4∼5편정도가 12%로 나왔다.
특히 한국영화를 보지않는 층은 20대가 8.4%로 가장 높고 60대가 2.9%로 가장 낮아 10대를 빼놓고는 세대가 젊을수록 한국영화를 기피하는 현상을 보였다.
또 국졸이상 학력의 시민중에는『거의 보지 않는다』가 61%에 달하는 반면 그이상의 학력자는 29%에 그쳐 학력이 낮을수록 한국영화를 보지않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보지않는 시민』중에는 대학생이 23.7%로 비율이 가장 낮으며 매년6∼7편정도 관람하는 「한국영화팬」계층에서는 대학생이 서비스업 종사자와 함께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 대학생들이 한국영화의 가장 큰 고객이라는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다.
이같은 사실은 소위『「고무신족」을 대상으로 영화를 만들어야 흥행에 성공한다』는 영화계의 통념이 얼마나 잘못되었던가를 잘 지적해준다.
결국 대학생층을 만족시킬 수 있는 수준높은 작품이야말로 흥행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대도시 시민들은 여전히 애정영화를 가장(41.5%)좋아하며 다음이 액션영화(17.3%) 사회드라머(10.4%)의 순으로 나타났다.
영화를 선택하는데 있어서는 영화의 내용(장르)이 48.6%, 다른사람의 의견이 40.3%를 차지, 영화의 장르와 떠들썩한 소문 화제가 영화흥행에 가장 중요한 요소임을 알 수있다.
시민들이 아무리 애정영화를 좋아한다해도 한국영화의 성적묘사에 대해서는 매우 부정적반응을 보이고있다. 대부분(83%)의 시민들이 한국영화의 성적묘사가 「유치하고 불필요한 노출이 많다」고 비판했다. 이같은 비판은 부산이 가장 높고(78%)대구가 가장 낮았다(66 .3%). <이창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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