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 경쟁문제로 ″거북한 입씨름〃도|전경련 회장단 연초회견 중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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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전경련회장단·고문단 10여명은 4일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물가·임금·금리·기술개발·자금조달방안·해외수주과당경쟁·대기업과 중소기업관계·기업이미지개선 등에 대해 소상한 견해를 밝혔다. 「이날 회견에는 정주영 회장, 조우동 삼성중공업회장,구자경 럭키금성회장, 정인욱 강원산업회장, 송인상 동양나일론회장, 박용학 대농회장, 김상학 삼양사회장, 최종환 삼환기업회장이 회장단으로, 김용주 전방회장, 신덕균 동방유량회장, 최태섭 한국유리회장, 원용석 혜인중기회장 등이 고문단으로 참석했다. 다음은 그 요약이다.
▲정주영=정부의 강력한 안정시책에 부응, 기업들이 금년에 제품의 생산출고 가격을 지난해대비 0%이하로 유지하도록 최대의 노력을 기울이겠다.
국내에서 시판하는 현대제품 가격은 1∼3%낮출 계획이다. (현대는 자동차와 가구를 국내시장에 팔고있다.)
▲신덕균=올해는 물건값을 올리지 않겠다는 것에 대해 낙관을 불허한다. 국제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있고 또 환율도 작년에 크게 올라 불안요인이 있다. 정부가 환율 등을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크게 좌우된다.
▲정주영=현재의 금리수준은 물가상승률과 비교해보아 절대 낮은 수준이 아니다.
빨리 고금리시대의 생각에서 떠나야 한다.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5%내외, 프라임레이트가 10%, 일본의 소매물가가 3%, 우대금리가 6·5% 수준인 점을 감안할 때 현재 우리나라의 대출금리 10%는 국내물가 수준에 비춰 비싸면 비싸지 결코 낮은 수준은 아니다.
▲최태섭=유동자금이 은행에 집중되어 기업에 공급되려면 금리도 점진적인 방법으로 조정 돼야한다. 증시육성을 통한 직접금융 활용은 시간이 걸리므로 통화긴축은 서서히 해야한다. 은행이 정상화돼 기업자금을 뒷받침해야한다.
▲구자경=주식배당 제한은 자본시장 육성에 역행하는 것이다. 자본시장 육성을 통한 기업의 직접금융 조달이 중요한데 지금 증자를 해도 실권주가 대량 발생할 것이다. 산업은행이 나 시중은행이 실권주를 전부 인수한다는 조건 없이는 증자가 어렵다. 적정배당이 필요하다.
▲정주영=산은과 시중은행 등이 기업자금 조달창구가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증권시장 활성화도 기대하지만 아직 증시육성이 미흡하다고 본다. 증권시장은 은행공급의 부족 분을 공급하는 기능이 돼야한다.
견해를 달리하는 사람이 있겠지만 국내건설 공사는 저렴한 응찰이 좋다. 정부예산으로 공사를 발주할 때 싼 가격으로 응찰하면 그만큼 정부예산이 절약되는 것이 아닌가? 그러나 해외시장에서의 덤핑은 큰 문제다. 정부가 심각히 검토해야 한다. 주무부서가 입찰에는 관심을 갖고 입찰 후에 관심을 덜 가지면 곤란하다.
조선·해외건설·플랜트분야 등에서 과당 경쟁이 있고, 일부 밑지는 것도 사실이다. 국익의 차원에서 업계의 자생이 필요하다. 자생이 안되면 정부의 강력한 조정이 필요하다.
▲최종환=해외시장에서 우려하는 만큼의 과잉덤핑 경쟁은 별로 없다. 일거리를 놓친 사람들이 자기위주의 얘기를 퍼뜨리는 것이 와전된 것 같다.
국내공사의 응찰가격이 낮을수록 좋다는 정 회장의 의견에는 동의할 수 없다. 정당한 값을 줘야 공사가 제대로 된다.
▲신덕균=하극상이냐.
▲최종환=그렇지않다.
▲정주영=전경련은 자유기업자들의 모임이므로 하극상 같은 것은 없다.
▲구자경=반도체에 관한 한 해외성장은 무한하다. 얼마만큼 저렴하게 만들고 생산수율을 늘리느냐에 달렸다. 정 회장 할아버지가 와도 걱정 안 된다.
▲정주영=전자분야에 과잉투자가 돼있지 않느냐는 얘기에 대해 과거 통폐합이 득보다 실이 많았다는 점을 상기하고자 한다.
국내시장만 보면 어렵지만 해외시장을 보고하면 문제가 없다.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 한 통폐합은 백해무익하다. 전자산업에 대한 통폐합은 없을 것으로 확신한다.
▲송인상=최근 신문보도를 보면 첨단기술을 유전공학·초LSI등의 개발로만‥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첨단기술 이전에 기계공업 경공업 분야에서의 기본적인 기술혁신에 중점을 둬야한다.
과거의 손톱 깎기나 현재 섬유수출 대국이면서도 통풍이 되는 골프용 재킷하나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고 싶다.
▲정주영=대기업이 급성장을 하면서 불가피하게 발생한 부작용도 있었고 일부 시정해야될 점도 있었다. 그러나 대기업이 계속 세계시장을 넓혀가기 위해서는 확대성장이 불가피하다.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으로 중소기업도 빨리 성장하길 희망한다.
또 대기업의 급성장이 건전한 중소기업 육성이 되도록 노력하겠으나 매스컴의 선도를 바란다.
▲김용주=대기업은 계열기업이 유지 발전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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