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양대 4년째 취업률 90%의 비결… 금연·살빼기까지 '학사 관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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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양대 학생들이 공개 모의면접에서 자원 학생들이 기업체 인사담당자들로부터 면접시험을 보는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17일 충남 논산시 내동 건양대 캠퍼스. 정문과 캠퍼스 곳곳에 '교육부 취업률 순위, 건양대 1위'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교육부가 9월 30일 발표한 '전국 대학 취업률 순위'에서 B그룹(졸업생 1000~2000명) 1위를 차지한 것을 자축하는 현수막이다. 여건이 열악한 지방대의 환경을 극복하고 이뤄낸 '쾌거'라는 자부심이 배어 있었다.

김문수 행정지원처장은 "4년 연속 취업률이 90%를 넘었고 재작년 3위, 지난해 2위에서 올해 마침내 1위를 차지했다"며 "지방대가 살아남기 위해선 '취업 명문대학'이란 이미지를 굳혀야 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전 구성원이 노력한 결과"라고 말했다. 개교 14년이라는 짧은 역사의 지방대인 건양대가 취업률 1위를 기록한 비결은 무엇일까.

건양대엔 다른 대학에서 찾아보기 힘든 '취업매직센터'라는 4층짜리 취업교육 전용건물이 있다. 2003년 문을 연 센터는 취업을 위한 '방과 후 보충수업'을 하는 '취업의 산실'이다. 취업.진로상담실, 모의면접실, 어학실습실 등의 시설을 갖춘 센터는 취업교육 프로그램과 취업특강, 모의면접 등을 통해 취업을 위한 실전 훈련을 시킨다. 이번 학기의 경우 '성공하는 직장인의 매너''수출입 실무' 등 45개 과정에 1600명이 수강하고 있다. 방과 후 매일 3시간씩 1~2주 단위의 교육을 마치면 협약을 맺은 산업체에 나가 현장실습까지 한다.

센터는 학생들이 희망하는 기업의 실제 면접 상황과 비슷하게 면접을 실시하고 면접 과정을 녹화해 전문교수로부터 면접 자세와 화술 교정을 받는 '면접 클리닉'도 운영하고 있다.

취업매직센터 소장인 허용도(전자정보공학과) 교수는 "15일 홍익대 관계자들이 센터를 둘러보고 가는 등 지금까지 80여 개 대학이 취업매직센터 프로그램의 운영 내용과 성과를 벤치마킹했다"고 말했다.

건양대는 또 2003년 10월 비만클리닉.금연 장학금제도를 도입했다. 비만을 없애고 금연을 하면 취업에 도움이 된다는 계산이다. 비만클리닉 장학금은 체질량지수(BMI) 수치가 25 이상(비만)인 학생을 대상으로 6개월 안에 체중을 10% 이상 감량하고 줄인 체중을 6개월간 유지하면 100만원을 주는 제도다. 금연장학금은 흡연학생이 1년간 금연에 성공하면 50만원을 준다. 비만클리닉 장학금을 받은 운동처방학과 4학년 강선애(22)씨는 "지난해 8월 도전해 10㎏을 감량하는 데 성공했다"며 "보건소의 운동처방실 등에 취업을 희망하는 데 체중 감량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산게임학과 4학년 이종섭(25)씨는 "1학기 말 삼영제약에 취업했는데 이력서에 금연장학금을 받은 내용을 기재한 것이 판매영업직에 필요한 인내심과 끈기를 인정받는 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건양대는 정규 교육과정에도 취업 관련 과목을 포함시켰다. 기업체 인사담당자들이 강사다. 1학년 때 '자기개발과 진로탐색', 4학년 때 '취업과 진로''취업전략' 등 3개 과목은 졸업을 위한 필수과목이다.

논산=김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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