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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바루기] 597. 멋진 우리말 이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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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누리마루'는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2차 회의가 열리는 장소이며, '나래마루'는 공항 의전실로 둘 다 순 우리말이다.

누리마루는 동백섬 해안에 한국의 전통미를 살려 지은 건물로, 광안대교와 어우러진 모습이 아름답기 그지없다. 그 아름다움만큼이나 누리마루란 이름도 빛난다.

'누리'는 "온 누리가 하얗다"처럼 '세상'을 예스럽게 이르는 말이다. '마루'는 지붕이나 산꼭대기를 뜻하는 말로, 한자어로는 '정상'에 해당한다. 따라서 누리마루는 '세계 정상'을 의미하니 얼마나 잘 어울리는 이름인가.

한국 전통 한옥 지붕의 멋을 살려 지은 '나래마루'도 이름을 잘 붙였다. '나래'는 '날개'의 시적 표현으로, 공군을 상징하기도 한다. '마루'는 여기에선 '쉼터'라는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공군이 마련한 쉼터'가 되는 셈이다.

건물마다 영어식 명칭을 붙이는 요즘 행태에 비하면 순 우리말로 된 누리마루.나래마루는 정말 값진 이름이다. 세계 정상이 모이는 역사적 장소임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배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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