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환·박지성·이영표 "자신감 되찾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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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한국대표팀 공격진은 어느 나라와 맞붙어도 득점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습니다"

스웨덴, 세르비아-몬테네그로와의 두 차례 축구 국가대표팀간 친선경기에 출전했던 해외파 선수들이 소속팀 합류를 위해 17일 오전 출국하면서 이번 경기를 통해 자신감을 얻은 점을 최대의 수확으로 꼽았다.

태극전사 유럽파 3인방 박지성, 안정환, 이영표 출국
동유럽 축구의 맹주 세르비아-몬테네그로를 통쾌하게 격파하고 ‘유럽의 벽’을 넘은 아드보카트호의 유럽파 박지성(가운데), 안정환(왼쪽) 이영표가 각자의 소속팀으로 복귀하기 위해 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서울=연합뉴스)

'반지의 제왕' 안정환(29.FC메스)은 안정환은 "비록 제대로 뛴 건 한 경기 뿐이었지만 열심히 하며 골도 넣을 수 있게 돼 만족한다"면서 "새 감독님께 보여드릴 건 많았는데 시간이 부족했다. 그래도 70% 정도는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이번 대표팀 합류의 성과를 밝혔다.

안정환은 12일 스웨덴전(2-2무)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풀타임을 소화하며 선제골을 터트렸고, 16일 세르비아-몬테네그로전(2-0승)에서는 후반 25분 교체 투입됐다.

그는 "아드보카트 감독이 선수들을 독려하며 얼마 남지 않은 독일 월드컵을 앞두고 우리의 목표를 새롭게 각인시켜 두 차례 친선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특히 현 대표팀 공격진에 대해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어느 나라와 상대해도 득점할 수 있는 좋은 선수들이 많다"며 "공격 라인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잘 해낼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또 "공격진 뿐만 아니라 그 동안 대표팀의 약점으로 지적돼 왔던 세트플레이 상황에서 득점력 문제도 이번 평가전을 통해 어느 정도 해결이 됐다"며 어느 누구든지 골을 넣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된 것을 큰 소득으로 꼽았다.

최전방 스트라이커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후배이자 룸메이트인 이동국(26.포항)에 대해서는 "열심히 해 둘 다 좋은 골도 넣게 돼 매우 기쁘다"면서 "지금은 훈련 과정이지만 둘 모두 실전에 가서도 득점으로 팀에 보탬을 줄 수 있는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또 "이동국이 다음달 결혼을 하게 되면 재미있게 살면서 축구 선수로서도 더욱 발전된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축하 인사도 미리 전했다.

안정환은 마지막으로 "이제 소속팀에 돌아가 경기를 하더라도 대표팀에 합류했을 때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지를 늘 생각하고 이미지트레이닝을 해야 한다"며 약 7개월 앞으로 다가온 독일 월드컵에 대한 각오를 내비쳤다.

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거 박지성(24.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영표(28.토튼햄 핫스퍼)가 딕 아드보카트 감독 부임 이후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가장 큰 변화로 '정신력 재무장'을 들었다.

스웨덴, 세르비아-몬테네그로와의 두 차례 친선경기를 마치고 소속팀 복귀를 위해 17일 출국한 박지성과 이영표는 '아드보카트호' 출범 이후 대표팀이 정신적으로 강해졌고, 잃었던 자신감을 회복하게 된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박지성은 "대표팀이 한동안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줘 선수들 나름대로 잘 해야된다는 생각에 정신적으로 많이 강해진 모습이었다"면서 "아드보카트 감독이 선수들이 강한 정신력을 다시 끌어낼 수 있도록 도움을 많이 줬다"고 밝혔다.

그는 또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는 오랜 기간 합숙을 통해 자신감을 갖고 준비를 했었다. 지금은 훈련 시간도 적고 감독이 바뀐 지도 얼마 되지 않아 불안한 면도 있지만 이란전을 시작으로 3차례 평가전을 너무 잘 치러 자신감을 되찾게 됐다"고 '아드보카트호' 출범의 성과를 전했다.

박지성은 "감독이 원하는 축구를 선수들이 잘 이해하고 실행에 옮기면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 선수들은 이제 무얼 해야하는지 깨달았다"면서 "독일 월드컵에서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을 얼마나 제대로 보여주느냐가 관건이다. 현 대표팀이라면 상대가 누가 돼도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영표도 "선수들이 정신적인 면에서 많이 달라졌다. 훈련을 할 때나 경기를 할 때나 모두 집중력이 향상된 모습이었다"면서 "사실 선수들 스스로만으로는 준비하기 힘든 부분도 있는데 이를 감독을 비롯해 코칭스태프가 잘 메워졌다"고 말했다.

이영표는 "아드보카트 감독이 간단하면서도 명확한 지휘로 대표팀의 분위기를 바꿔 놓았다"면서 "감독이 먼저 선수들을 인정하고, 선수들은 감독을 신뢰하면서 평가전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면서 "지난 평가전에서 보여줬던 모습들을 매경기 이어간다면 내년 독일 월드컵에서는 어떤 상대를 만나도 희망적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박지성은 이날 출국 전 인천공항 1층 귀빈실에서 열린 국무총리실 청소년위원회의 홍보대사 위촉식에 참석, 위촉패를 수여받고 청소년들에게 자필과 영상으로 '대한민국 청소년이 세계의 주역'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연합뉴스, 디지털뉴스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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