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 남성 질환, 이제는 통합관리 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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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비뇨기과의사회 회장
명비뇨기과 신명식

최근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100세 시대를 이야기 하고 있다. 그와 더불어 오래 사는 만큼 얼마나 건강한 생활을 영위하느냐가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중년 남성의 건강한 삶을 위협하는 질환들이 있다. 바로 남성이 나이가 듦에 따라 나타나는 대표적인 비뇨기과 질환인 발기부전, 전립선 비대증, 남성 갱년기 증상이 바로 그것이다.

상당 수의 중년 남성이 이러한 질환을 겪고 있으며, 질환 간 상호 연관성도 매우 높다. 30세 이상 남성의 52.2%가 발기부전을 호소하고 있으며, 전립선 비대증은 40대 이후부터 서서히 시작되어 60대에는 60~70% 정도 나타나고 70세가 되면 거의 모든 남성에게 나타나는 흔한 질환이다. 또한, 40~50세 이후부터는 남성호르몬 분비가 서서히 감소해 70대에는 30대의 1/2, 80대에는 1/3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갱년기 증상을 겪기도 한다.

발기부전 환자의 72%가 양성전립선비대증 하부요로증상을 겪으며, 전립선 비대증-하부요로증상 환자의 71%에서 남성 갱년기 증상이 동시에 나타난다. 또한, 발기부전 환자의 36%에서 남성 갱년기 증상이 나타날 만큼 세 질환은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전립선 비대증 발현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남성 호르몬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남성 갱년기 역시 남성 호르몬 작용이 가장 큰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두 질환 모두 비만, 당뇨, 생활 습관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발기부전의 경우 흡연, 당뇨, 고혈압 등 심혈관계 위험인자, 대사증후군 등과 깊은 상관관계가 있다고 알려졌다.

이러한 남성 질환의 유병률이 중년 이후 높아짐에 따라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중년 남성 건강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전립선이 비대해지면 소변이 나오는 통로를 막아 배뇨장애를 일으키게 되고 심해지면 야간뇨와 이로 인한 수면장애로 이어진다. 발기부전이 주는 가장 큰 문제는 배우자와 본인에 대한 자신감 상실에 더하여 대인관계나 삶에 대한 태도가 소극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본다. 나아가 갱년기를 겪는 남성은 성에 대한 흥미 감소뿐만 아니라 우울감과 에너지의 부족으로 인해 건강하고 활기찬 중년의 삶을 방해 받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남성질환을 겪는 환자가 치료를 미루고 방치하는 것은 증상을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다른 질환의 예방과 관리의 기회도 놓치게 되는 셈이다.

최근 필자의 병원을 찾은 40대 남성은 발기부전과 전립선 비대증, 남성 갱년기 증상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다. 발기부전을 3년이나 방치한 끝에 병원을 방문했다는 이 환자는 잔뇨감, 빈뇨 등 하부요로 증상으로 인해 수면장애를 겪고 있었고, 성욕 감퇴로 인해 배우자와의 불화, 우울감, 자신감 상실이라는 고민을 안고 있었다. 진료 후 발기부전과 전립선 비대증, 남성 갱년기를 통합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치료를 진행했다. 치료 결과 배뇨 증상과 발기부전 증상은 물론 기분 변화와 같은 갱년기 증상도 개선되었다.

전립선 비대증, 발기부전 등 각각의 증상에 대한 개별적인 접근이 기존의 치료 패턴이었다고 한다면 이제는 복합적인 남성 질환에 대한 통합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남성 건강 토탈케어 차원의 진료를 환자에게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비뇨기과 질환은 상호 연계성이 높기 때문에 이러한 연관 관계를 잘 이해한 이후 처방이 이루어 져야 한다. 이러한 판단은 비뇨기과에서 가능하다. 증상이 의심되면 빠른 시일 내에 비뇨기과를 방문하여 정확한 진단을 통해 통합적인 관리와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와 동시에 절주, 금연, 꾸준한 운동과 같은 건강한 생활 습관을 통해 자신의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건강한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지름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 본 칼럼은 외부필진에 의해 작성된 칼럼으로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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