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30대의 힘'… 민렌드·이상민·조성원·추승균 펄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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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KCC 조성원(오른쪽)이 KTF 석주명의 수비를 피해 골밑을 파고들고 있다. [전주=연합뉴스]

1997~98 시즌. 프로농구 출범 후 두 번째 시즌이었다. 원년 우승팀 기아(현 모비스)와 현대(현 KCC)가 챔피언 결정전에서 맞붙었다.

손등뼈가 부러진 기아의 에이스 허재가 펄펄 날아 1, 2차전 승리의 주역이 됐다. 그러나 현대는 3차전 역전승을 발판 삼아 4승3패로 우승했다.

최우수선수(MVP)는 준우승팀 기아의 허재. 그러나 7차전에서 허재를 잘 수비한 현대의 추승균이 허재 못잖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추승균이 말했다. "저는 젊습니다. 한 걸음 더 뛰면 이긴다고 생각했습니다."

당시 추승균 24세, 현대의 리더 이상민 26세, 슈터 조성원 27세였다. 지금 추승균 31세, 이상민 33세, 조성원 34세. 40세의 허재 감독이 KCC를 이끌고 있다.

16일 전주에서 벌어진 KTF와의 홈경기. KCC는 이 경기 전까지 4승5패로 LG.KTF와 함께 공동 7위에 처져 있었다. 지난 2일 1라운드에서는 KTF에 72-80으로 졌다. 이번 시즌 홈에서 당한 유일한 패배였다. KCC는 32세의 찰스 민렌드(33득점)와 추승균(20득점)의 맹활약으로 KTF에 92-83으로 설욕했다.

허 감독은 이상민-조성원-추승균을 전반 20분 내내 기용했다. 추승균.민렌드가 각각 15득점한 전반 52-45로 앞섰고, 69-59로 앞선 채 3쿼터를 마쳤다. 3쿼터 7분 63-54로 앞섰을 때 이상민이 표명일과 교체됐다. 다음은 조성원. 그리고 4쿼터를 노장 트리오와 외국인 선수로 시작했다. 이상민 37분, 조성원 38분, 추승균 40분을 뛰었다.

39세에 은퇴한 허 감독은 노장 선수의 능력과 한계를 안다. 허 감독은 노장의 기용 시간이 많다는 지적에 "체력과 마인드를 감안해 안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KCC의 연고지 전주 기전여고의 이기호 감독은 "여유가 없다는 뜻"으로 해석했다. 데뷔 시즌을 꾸려가는 허 감독의 농구는 아직 시험 주행 중이다.

전주=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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