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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수입맥주'로 '소주'잡는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마트 김포한강점 맥주 전문섹션

이마트가 ‘수입맥주 대중화’를 선언하고 차별화된 ‘맥주 전문섹션’을 확대하기로 했다. 모기업인 신세계그룹이 신성장 사업의 일환으로 주류 수입사업을 강화하는 가운데 대형마트에도 고급 전문점 못지않은 다양한 수입맥주를 선보여 서민들의 식·음료 문화 속으로 파고 들겠다는 전략이다. 이마트 측은 올해 처음으로 점포합산 수입맥주 매출이 소주 매출을 앞지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마트는 올 들어 문을 연 김포한강점(1월29일)과 세종점(2월5일)에 이 같은 맥주 전문섹션을 시범 도입했다고 1일 밝혔다. 가장 차별화된 포인트는 진열방식이다. 기존에 상표별로 쌓아두던 맥주코너와 달리 260~280여 종류의 수입맥주를 종류별로 진열하고 각 코너의 전면에 친절한 설명까지 제공했다.

일단 ‘크래프트(CRAFT)’‘라거(LARGER)’‘필스(PILS)’‘바이젠(WEIZEN)’‘마니아(MANIA)’‘논알콜/레디투드링크(RTD)’ 등의 6대 맥주 카테고리로 나눴다. 라거 코너엔 ‘저온에서 발효하여 거품이 부드럽고 탄산이 많은 맥주’, 필스코너에는 ‘라거의 일종으로 홉이 강화되어 쌉쌀한 맛이 특징’과 같은 설명을 표시판에 적어 소비자의 이해를 도왔다.

이마트의 ‘맥주 실험’은 당장 기대 이상의 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회사가 전국 143개 점포의 수입맥주 매출 순위를 조사한 결과 2월 말 현재 김포한강점은 18위, 세종점은 21위에 올랐다. 지난달 설 연휴기간을 감안하면 개장한 지 20여일 밖에 안 된 신생점포가 상위권으로 뛰어오른 셈이다. 신근중 주류 팀장은 “수입맥주는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과 이태원을 중심으로 인기몰이 중이지만 일반 가정에서는 즐기기 불편한 점이 많았다”며 “취향에 따라 다양한 맥주를 합리적인 가격에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면 맥주를 찾는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수입맥주 매출은 614억원으로 전년 대비 8.3% 증가했다. 이마트 주류 가운데 레드와인(6.6%), 청주(6.4%), 화이트와인(5.9%), 소주(4.6%) 가운데 성장률이 가장 높았다. ‘국민술’인 소주와 매출 격차도 2013년 62억원에서 44억원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특히 올해 들어선 수입맥주의 매출이 23% 급성장하는 반면 소주는 1.2% 증가하는 데 그쳐 2015년이 수입맥주 매출이 소주 매출을 역전하는 첫 해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마트는 앞으로 새롭게 문을 여는 점포는 물론 기존 점포에도 리뉴얼을 통해 맥주 전문섹션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수입맥주 자체의 성장성도 높지만 수입맥주가 다른 가공식품, 나아가 매장 전체 매출을 이끌 핵심 상품군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제 맥주도 커피나 와인처럼 맛과 향을 ‘알고 골라서’ 마시는 문화가 자리잡고 있다”며 “소비자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크래프트(수제) 맥주 종류를 18종에서 30종까지 확대한 데 이어 맥주를 세분화·전문화·대중화해 나가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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