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글로벌 채권단, SK(주) 상대로 소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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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글로벌 채권단은 채권단 공동관리가 이뤄지기 직전에 SK글로벌 소유의 주유소 등 알짜 자산을 미리 사들인 SK㈜에 대해 이를 원상복구하도록 요구하는 소송을 내기로 했다.

채권단은 또 SK글로벌의 손실을 메우기 위해 최대 3조원 규모의 채권을 출자전환(빚을 자본으로 바꾸는 것)하면서, SK㈜에 대해서도 SK글로벌로부터 받을 돈 1조4천억원을 모두 출자전환할 것을 정식 요구할 방침이다.

채권단은 19일 운영위원회를 열어 삼일회계법인의 SK글로벌 자산 실사 결과를 공개하고 이같이 결의했다.

채권단은 이번 주말까지 SK그룹 측에 자구계획을 제출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SK㈜를 상대로 사해행위 취소소송을 내기로 결정했다. 채권단 공동관리 개시일(지난달 19일) 이전인 지난달 5일 SK글로벌이 SK㈜에 2백85개 주유소.충전소를 2천1백45억원에 매각한 것을 원상복구하라는 요구다.

이날 회의에서 삼일회계법인은 SK글로벌의 부실 규모는 국내 2조원, 해외 4조5천억원 등 모두 6조5천억원에 달한다고 보고했다.

자본잠식 규모는 ▶국내 9천3백11억원▶해외 3조4천5백63억원 등 모두 4조3천8백74억원으로 집계됐다.

또 당장 청산할 때엔 자산재평가.청산비용 등으로 손실이 5조9천1백88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남은 자산 3조8천7백2억원으로 9조7천8백90억원의 빚을 감당해야 한다는 의미다.

채권단은 또 SK글로벌을 회생시키더라도 그룹 측의 자구계획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대규모 또는 전액 감자(減資)와 상장폐지가 불가피하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해외에 빼돌린 은닉자산에 대한 형사고발도 검토키로 했다.

홍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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