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마라톤 정상 베노이트의 세계최고기록 "남자와 동반레이스"…무효 논란/같이 뛴 「라이언」. "실황보도했을뿐" /전미육상련총회서 수일내 흑백가리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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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2시간22분42초의 세계여자마라톤기록이 구설수에 올라있다.
이 기록은 지난 4월17일 보스턴 마라톤대회에서 미국의 「조앤· 베노이트」 에의해 세워진것으로 일부에서 『정당한 레이스라고 볼수 없다』 는 이유로 공인취소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으며 수일안에 옅릴 전미육상경기연맹의 연차총회에서 그 흑백을 가리기로하여 국제마라톤계에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베노이트」 의 레이스가 정당하지 못했다는것은 남자선수가 코스의 절반이상을 반주했기 때문이다.
「베노이트」 와 나란히 달려줌으로써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주어 페이스의 조정을 다분히 조력해준 장본인은 뉴질랜드출신의 마라토너인 「케빈· 라이언」 .
「라이언」은 68년 멕시코올림픽때 일본의 「기미하라」(군원) 에 이어 3위를 차지한바 있는 왕년의 세계적 건각이다.
마라톤경기에서 정식출전선수가 아닌 응원자가 선수를 반주해주는 것은 규정위반이다. 따라서 「라이언」이 「베노이트」에 의해 레이스를 조정해주는 역할을 했다면「베노이트」의 경이적인 세계기록은 마라톤기록장에서 말소될 운명이다.
그러나 「라이언」 은 이날 경기실황을 .독점중계한CBSTV의 리모터 (보도원) 로서 활약했다는것은 분명하다. 「라이언」은 CBS와 계약, 무선마이크를 휴대하고 직접 뛰면서 여자선수들의 활약상을 보도한것이다.
그러나「베노이트」의 레이스률 불법이라고 주장하는 측은 「라이언」 이 처음부터 의도했든 아니든간에 1류마라토너의 능력으로「베노이트」 를 이끌어주는 역할을 했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것이 당연하다는 견해다.
이에대해 「라이언」 『나는 선두를 달리는 여자선수를 취재보도하는 임무를 맡았다. 그래서 처음엔 우승후보이며 종전세계기록(2시간25분29초) 보유자인 뉴질랜드의 「앨리슨· 로」을 따랐다.그러나 8km지점에서「베노이트」 가 「로」 를 제치고 선두에 나서 나는「베노이트」 를 좇았으며 레이스의 절반을 지났을때 심장이 터질것같은 피로감을 느껴 더이상 뛰기를 포기했다』 고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라이언」 은 또 『나는 「베노이트」 보다 한걸음이라도 앞선적이 없으며 주로 옆이나 바로 뒤에 따랐기 때문에 내가 「베노이트」 의 페이스 조정역할을 해주었다는 것은 오해』 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여자마라톤은 보스턴대회뿐만 아니라 뉴욕대회등 거의 남녀혼성레이스로 거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따라서 세계여자마라톤의 역대 20위까지의 기록중 4개를 제외하고는 나머지 16개의 기록이 모두 사실상 남자선수들의 반주가 행해지는 가운데 작성된 것이었다.
이때문에 만약「베노이트」의 기록이 부정된다면 여자마라톤의 역대기록이 거의 말소돼야할 운명에 놓여진다.
역대 20위까지의 기록중 여자만의 대회에서 이뤄진것은 4위 (2시간26분24초·미국 「브라운」 ) , 8위 (2시간29분23초· 아일랜드 「메이」 ) , 16위 (2시간31분9초· 미국 「체커슨」 ) . 그리고 18위(2시간31분13초·소련 「스메프노와」) 뿐이다.
한편 전미육상연맹산하의 여자장거리위원의국제부장인「바버러· 파머」 여사는「베노이트」 의 기록을 문제삼는것은 전미육련기록위원장인 「보브· 허슈」 씨일파의 농간으로서 여자마라톤의 발전을 시기한 일고의 가치도 없는 궤변』 이라고 반박, 이문제가 성의 대결가같은 양상으로 번지고있다.
「베노이트」 자신은 『아무런 논평도 하고싶지않다. 나는다만 나혼자 나자신의 페이스대로 뛰었고 전력을 다한 결과 좋은 기록으로 우승했을뿐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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