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왕비』병마에-서울대병원 입원한 방자여사의 80평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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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일본의 왕녀로 태어나 한국의 마지막 왕비가 되었던 영친왕 이은공 미망인 방자여사가 노환으로 서울대학병원에 입원했다.
한일현대사의 비극을 한몸으로 상징하며 두나라의 참된 이해와 우정을 기구하는 인종의 일생으로 두나라 국민 모두에 감명을 주고 사랑을 받았던 여사의 와병은 80을 넘긴 나이때문에 주위의 걱정을 더하고있다. 여사가 입원한것은 지난 14일.
자신이 설립해 이끌고 있는 심신장애자를 위한 자혜학교와 명휘원 기금 모집을 위해 80노구를 이끌고 10월18일부터 서독에서 「한독수교 1백주년기넘 조선왕가 의상발표회」를 갖고 대만을 거쳐 11월6일 귀국한뒤 여독에 노환이 병발, 서울대병원 12층 특별별실에 입원했다.
그동안 종합적인 건강진단을 마치고 다음주 수요일쯤 정확한 증상을 가려낼수 있을것이라고 병원측은 밝혔다.
『여사는 장기간 해외여행으로 다소 쇠약한 상태이나 식사를 정상적으로 하는등 큰 이상은 없으신것같다』고 여사를 10여년째 모시고 있는 김기정씨(62)는 말했다.
그러나 여사가 입원한병실은 일절 외부인의 접근을 막고있어 상태가 어떤지 확인할수는 없었다.
방자여사는 올해82세. 지난11월4일 82번째 생일을 해외에서 지냈다. 또 오는2일은 여사가「자신이 묻힐땅」 남편의 조국에 돌아온지 만20년이 되는날. 귀국한뒤 20년동안 여사가 병원에 입원한일은10년전 성모병원에서 맹장수술을 받은 한번뿐. 때문에 이번 와병을 여사를 모셔온 주변사람들은 적잖이 걱정하고 있다.
63년11월 귀국한뒤 여사는 남편 이은공의 뜻을 받들어 66년 심신장애자를 위한 사회단체 자행회를 설립, 수원에 자혜학교를 경영하고 있고 67년 명휘원을 설립, 직업훈련원과 명혜학교를 경영하는등 현재까지 사회봉사활동에 바쁜 나날을 보내왔다.
이번 서독방문도 그 기금조성을 위한것이었으며 14일부터는 일본나고야에서 바자회를 가질 예정이었으나 입원으로 출국용 연기했다.
일본왕실 나시모모(이본)궁의 제1왕녀로 태어나 19세되던 1920년4월 조선조 마지막(28대) 왕세자 이은공과 결혼한 여사는 일제힘략정책의 희생이였으면서도 이은공과 지극한 금실의 부부애로 50여성상을 함께했다.
70년 이은공이 별세한뒤에도 여사는 남편의 유지를 이어 정박아·심신장애자 보호사업에 여생을 바치고 있는것. <도성진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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