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대박물관,「흥완군 복식전」 열어|조선후기 복식연구에 큰 도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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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조선조후기의 복식을 한눈에 볼수있는 「흥완군복식전」이 숙대박물관추최로 17일부터 1주일간 동교 중회외실에서 개최된다.
83년 봄, 중요민속문화제 121호로 지정받은 흥완군복식은 82년 여름 흥완군의 증손인 연세대이모교수가 숙대박물관에 기증의사를 나타냄으로써 빚을 보게 된것.
흥완군은 구한말 흥선대원군의 둘째형님이 되는 이정응으로 고종즉위이전에 조사 (당시34세), 왕의 백부로서의 권세는 못누린 인물이었다.
김용숙교수(숙대박물관장)는 『이번 흥완군복식전이 보존상태가 좋아 조선말엽의 종이품벼슬아치의 복식구조와 옷감·색체·실측을 알아볼수 있는 좋은자료가 될것으로 내다보고있다.
지금까지 국·사립박물관에 소장된 복식유물은 물량면에서는 상당한 영역을 차지하고 있으나 그소장인물이 밝혀진 복식은 거의 미미한 실정.
그나마 요대나 흉배등이각각 따로 소장되어있는 단편적인 유물에 불과해 복식변천사에서는 적지않은 문제점으로 지적되어왔다.
현재 조선시대 역사적 인물의 복식이 일습으로 갖추어진 유물은 김병익(영의정 김좌근의양자·고대박물관소장) 와 윤치호 (연세대박물관소장) 정도.
이번 복식전에 출품한 흥완군복식 62점은 예종말 궁내부대신을 지낸 그의 아들 완순군(이재완)의 복식이 상당수 들어있으리라는 추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즉 완순군의 복식으로는 고종대 의제개혁을 감안, 전반적으로 옷의 길이·소매길이·품등이 현저하게 줄어들었음은 물론 흉배문양 또한, 학이 아닌 단학흉배라는 점이다.
흥완복식의 특징은 소재면에서는 명주인 삼팔유(조복) 와 숙고사계의 순인(제복), 갑사류의 생수 (관복) 가, 색상면에서는 아청(관복), 흑색·혹자색 (제복), 붉은색(조복)이 주된 문양은 용문바탕에 구름과 칠보무늬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서 복식관계자들에게 주의를 준것은 지금까지 따로따로 떨어져 입던 적초의와 청초의가 한벌로 붙어져있다는 점과 청색으로 이어져오던 관복이 자주색과 배색된 자청색관복으로 새로이 선보이고 있다는 점.
어쨌든 이름이 밝혀진 역사적인물의 복식이 일습으로 갖추어져 펼치는 이번 복식전은 조선조후기의 복식사를 정리하는데 그 의의를 찾을수 있다. <육상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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