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 없는 창의적 교육해야 출산 늘고 나라 앞날 밝아”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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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호 11면

짐 로저스는 조지 소로스, 워런 버핏과 함께 세계 3대 투자가로 불린다. 로저스는 1973년 소로스와 함께 ‘퀀텀 펀드’라는 글로벌 투자회사를 차렸다. 10년도 안 돼 자신이 운용하던 포트폴리오가 4200% 폭등하면서 억만장자 반열에 올랐다. 80년 37세의 나이로 ‘은퇴’를 선언하고 오토바이 세계일주, 컬럼비아대 초빙교수, 방송평론가 등에 도전했다. 2007년 “아시아에 미래가 있다”며 뉴욕 저택을 1600만 달러(약 176억원)에 팔고 싱가포르로 이주했다. 로저스는 본지 인터뷰에서 저출산 문제에 관심을 보였다. 젊은 시절 짧은 결혼생활을 두 번 했던 그는 2000년 현재의 부인인 페이지 파커와 세 번째 결혼해 어린 딸 둘을 두고 있다. 첫딸 힐튼은 2003년에, 둘째 딸 비랜드는 2008년에 각각 태어났다. 그의 나이 61, 66세 되던 해였다.
로저스는 “원래 결혼해 아기 낳고 사는 것을 한심하다고 생각했다”며 “남들이 다 하니까 그냥 나이 차면 결혼하고 행복하지도 않으면서 자랑스럽게, 어른스럽게 행동하는 커플들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첫딸이 태어난 이후 180도 달라졌다. “내가 58세에 27세 연하인 지금의 아내와 결혼하면서도 ‘이렇게 삶을 포기해도 되는 건가’ 하는 생각을 했는데 아기가 태어나니 세상 모든 일보다 아기가 중요해졌다.”
힘만 닿으면 아기를 더 낳고 싶다는 그는 한국의 저출산 문제에 대해 “교육 시스템을 완전히 뜯어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말은 울림이 있었다. “싱가포르나 한국 같은 아시아권에서는 정부가 시험의 정답이 무엇인지, 문장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까지 정하더라. 그걸 따라가려면 멀쩡한 정신의 부모들까지 사교육을 시킬 수밖에 없다. 그렇게 사교육에 돈이 많이 들어가니 젊은 커플들은 아기 낳을 엄두를 못 내는 것이다. 정답이 없는 창의적인 교육을 해야 출산 장려도 되고 나라의 앞날도 밝아진다.”

61세 때 첫딸 얻은 짐 로저스의 저출산 해법

박성우 기자 bla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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