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휴 급여 인상 인상적" vs "안 와닿아"…2030 본 저출생 대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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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비상사태를 선포하며 정부가 내놓은 저출생 대책에 대한 20~30대 반응은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는 긍정과 '기존 대책과 차별점을 모르겠다'는 부정으로 엇갈렸다.

미혼 남성인 정모(38)씨는 "육아휴직 급여 인상은 굉장히 긍정적이다. 정부가 뭔가 하려는 의지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결혼한 직장인 이모(34)씨는 "육아휴직 급여 인상과 사후지급금 폐지는 잘한 것이다. 그거 때문에 짜증 난다고 하는 사람이 주변이 많았다"며 "근로시간 단축이 더 파격적으로 이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워킹맘 안모(37)씨는 "육아휴직을 2주로 끊어 쓸 수 있는 것은 환영한다"면서도 "연 1회에 불과하고 분할사용횟수가 3회에 그친 것은 부족하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경기도 성남시 HD현대 글로벌R&D센터 아산홀에서 '저출생 추세 반전을 위한 대책'을 주제로 열린 2024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경기도 성남시 HD현대 글로벌R&D센터 아산홀에서 '저출생 추세 반전을 위한 대책'을 주제로 열린 2024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대 대학생 김지은씨는 "원래 아이를 낳을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도움이 되는 정책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지금 아이를 낳을 생각이 없는 20대 여성들로서는 정책 때문에 태도가 바뀔 것 같지 않다는 게 친구들의 주된 의견"이라고 말했다.

결혼 4개월 차인 직장인 배지은(37)씨는 "정부의 대책이 크게 와 닿지 않는다. 센 거 한방이 중요하다"면서 "신생아 특례대출로 주택을 구입할 때 주택 가액 상한을 더 높여야 한다. 서울에서 9억 미만 아파트를 찾기가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기업과 사회의 인식 변화 없이는 대책의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올해 3월 결혼한 김모(38)씨는 "육아휴직 횟수 늘리고 쪼개고 다 좋은데 기업에서 그걸 용인하는 분위기가 있을까 우려된다"면서 "솔직히 지금 임신하신 분들도 눈치를 보며 단축 근무를 잘 쓰지 못한다"고 말했다. 2살 아이를 키우는 공무원 황모(35)씨는 "사기업에 다니는 남편은 출퇴근 시간 조정이 불가능해서 내가 어린이집 등·하원을 전담한다"며 "육아시간을 전면적으로 확대하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두 자녀를 키우는 전업주부 신모(36)씨는 "어린이집에서 늦게까지 아이를 봐주는 것보다는 엄마나 아빠의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게 맞벌이 부부에게는 필요한 조치"라면서 "낳으라고만 할 게 아니라, 누가 기를지, 어떻게 기를지에 대한 정책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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