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유행하는 어린이 가성콜레라|설사·구토에 의한 탈수가 위험|원인과 치료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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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해마다 이맘때면 설사와 구토를 동반하는 어린이병이 유행처럼 찾아와 부모들이 걱정하게된다. 요즘 소아과를 찾는 환자의 20∼30%는 이런 어린이들이라고 할 정도로 지금 한창 유행되고있다.
이른바 「가성콜레라」 라고 하는 이번의 병태와 대책을 알아본다.
이병은 기온이 쌀쌀해지는 늦가을부터 초겨울에 이르는 시기에 발병하는 계절질환의 하나로 요즘 어린이설사의 80∼90%는 이병이라고 단정해도 좋을만큼 집중적으로 유행하고있다.
이병에 대한 첫기록은 1900년대초로 그증상중에서 설사변의 빛깔과 모양이 그당시 유행하던 콜레라와 비슷하다하여 일본인 학자가 「가성소아콜레라」 라 명명했고 지금까지 이병명이 그대로 쓰이고 있다.
그러나 이 명칭은 병원균을 모르던 70여년전의 이름으로. 지금까지 응용됨으로써 많은 혼란을 빚고있는뎨 특히 부모들이 이병을 콜레라의 일종으로 생각, 당황해 하는등 엉뚱한 부작용이 일고있다.
그래서 국내학계에서는 「급성·바이러스성 위장염」, 또는 「만추영아 설사구토증」` 「만추·동계소아바이러스성 위장염」 등으로 고쳐 불러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대두되고있다.
이 병의 원인균이 밝혀진것은 불과 10년전인 73년의 일. 호주의 「비숍」 여사가 전자현미경으로 이 병의 원인 바이러스는 로터바이러스란 것을 확인했던것.
로터바이러스에 의한 위장염의 역학적 특징은 우리나라의 경우 11월에서 12월초에 유행한다는것과 생후 6개월에서 2세 (특히 생후10∼12개월)까지의 영유아에게 절대적으로 많다는 점이다.
계절적인것은 이 바이러스가 약간 낮은 기온에서 증식이 왕성한 때문이다.
또 생후6개월, 특히 생후 3개월미만의 영아에서는 모체로 부터 받은 항체가 있기 때문에 잘 안걸리고, 만 2세가 넘으면 90%이상에서 항체를 보유하기 때문에 그사이의 어린이가 잘 걸린다는것이 서울대의대 소아과 서정기교수의 설명이다.
전파양식은 주로 설사변내의 바이러스가 입을 통해 감염되는데 잠복기는 48∼72시간.
이 병의 특징적인 증상은 구토와 함께 설사가 주로 나타나며 환자아이의 약 반수에서는 발열과 상기도 감염증상(콧물·기침등)이 동반된다.
대개 구토에서부터 발병이 시작돼 1∼3일간 지속된 다음 점차로 소실되고 곧이어 연한 녹황색, 또는 쌀뜨물과 같은 물설사를 수일간(평균 6일정도)하다가 대부분은 특별한 합병증없이 완전히 회복된다.
이와같은 증상의 출현빈도는 유행하는 시기에 따라 다르지만 설사가 1백%라고 할때 구토가 65∼1백%, 발열이 52∼72%, 상기도염증상이 39∼70%정도로 보고되어있다.
대개는 가볍게 지나가 입원까지 해야할 경우는 아주 드물지만 가성콜레라는 병명때문에 부모들이 놀라 입원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
이병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것은 탈수 즉 설사나 구토를 하루 수회내지 10여회하기 때문에 때에따라 심한 탈수증상이 나타날수있다.
그때는 즉시 입원시켜 경구, 또는 정맥내 수액요법을 받아야한다.
이때의 탈수증상은 입술이나 혀, 목안이 건조해지고 복벽등의 피부긴장도가 저하되며 (피부가 쭈글 쭈글해진다는 뜻), 대천문과 안구의 함몰 (눈이 쏙 들어간다는뜻). 항문주위의 발적, 열상등을 보인다. 좀더 심한 경우는 기운이 없어지고 순환장애·청색증이나타나며 의식이 점차 희미해지면서 쇼크에 빠지는 수도 있다.
여기서 탈수의 정도가 문제되는데 체중감소가 5%이하일 경우를 경증탈수, 5∼10% 감소일때를 중등도탈수, 10∼15%감소때 중증탈수라 한다. 그러나 실제로 설사전후의 체중을 아는 경우는 드물고 병·의원에서는 앞서의 설명된 달수증상의 정도로 판단한다.
이 바이러스에 잘듣는 특효약은 아직 없으므로 증상에 따라 치료하는 대중요법이 추가 된다.
가정에서 할수있는 수분공급방법으로는 사과주스나 설탕·식염용액 (예=식염 반찻숟갈+설탕2찻숟갈+끓인물 1천cc)을 먹이도록 하는 것인데 단 이경우 다시 끓여먹이는등 부모의 부주의로 오히려 고장생 탈수증을 불러일으키는수가 있다. 남은것을 끓이게되면 농도가 진해겨 오히려 탈수릍 가속화 시킨다는 것이 서교수의 설명이다.
구토나 설사가 덜해지는 정도에 따라 보리차, 미음등으로 점차 바꾸고 그다음 수유를 하는데 양과 농도는 회복정도에 따라 점차 증가시켜 나가게된다. <신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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