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체조 남자선수들도 연소화 여자체격은 더 작아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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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세계체조가 크게 변하고있다.
선수들의 지나친 연소화에다 곡예위주의 연기를 위한 강훈이 정상적인 체격의 발달을 저해한다는 이유에서 출전선수의 연령을 l5세이상으로 규제는 했지만 특히 여자선수의경우 체격의 소형화가 헝가리 제22회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개인종합우승을 차지한 「나탈리아·유리첸코」(18)를 비롯, 평균대우승과 마루2위를 차지한 「울가·모스테파·노바」(15)등을 보유, 단체종합우승을 차지한 소련여자팀의 평균신장이 1m48.5cm, 체중 38.8kg에 불과하다.
체격이 작아진다는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소련국내에는 이번에 출전한 대표팀보다 더 잘하고 더 작은선수들이 10배쯤은 더 있다』고 「라스토로체키」 소련대표팀코치는 대꾸. 체조선수의 소인화는 오히려 가속될 전망이다.
남자선수도 마찬가지. 마루에서 10점만점을 따내면서 우승을 차지한 중공의 「롱·페이」 (21), 링의 금메달리스트 「구시껜·고오찌」(28·일본), 강력한 우승후보였으나 개인종합7위에그친 「포고레노프」(23·소련)등 쟁쟁한 노장우승후보들을 일축, 4개의 금메달(개인종합·안마·링·철봉)을 휘어잡은 신예 「디미트리·엘로제르체프」가 그 실례.
올해나이 17살의 「벨로제르체프」는 규정 자유·개인종합·종목별경기등 4일동안 평행봉을 제외한 안마링·뜀틀 마루 철봉등 5종목에 걸쳐 모두 8차례의 10점만점짜리 연기를 과시하면서 『여자는 어려야되고 남자는 나이가 들어야 한다』는 종래의 상식을 뒤집어버렸다.바야흐로 남자체조에도 10대돌풍을 일으키고 있는셈.
선수들이 아닌 대회운영및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세계체조는 또다른 파문에 휩싸이고있어 관심을 집중시키고있다.
바로 심판들의 자질문제. 체조를 평가하는 심판들의 판정이라는게 순전히 오랜경험과 이론적 배경을 통한 개인적인 주관성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비단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그러나 22회세계선수권대회가 공산권인 헝가리의 부다페스트에서 열렸었고 대회기간중 7건의 소청심사신청이 접수되었던 사실은 동구공산권국가들의 영향력을 의식한 심판들의 지나친 편파적 판정을 드러내 보인 것이다.
가장 두드러지게 피해롤 본 나라가 미국.
미국의 「줄리안·맥나마라」는 여자개인종합 파이널경기서 2단평행봉의 완벽한 연기를 시연했음에도 불구, 9.85를 마크, 심판진에 대한 관중들의 성난 야유는 10여분동안이나 계속됐었다.
이러한 「맥나마라」의 소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은반면 남자단쳬 자유종목에 출전했던 소련의 「벨로제르체프」 의 소청은 즉각 받아들여져 9.95로 중공의 「통·페이」에게 0.05점차로 2위였던 전적이 순식간에 변경, 10점만점으로 되면서 공동l위가 되었다.
결국 이러한 사례들에 대한 서방국가들의 감정은 대회 최종일 참관차 이곳에 들렀던 「환·안토니오·사마란치」국제올림픽위원장과의 기자회견에서 폭발하고 말았다.
『이런 편파적 판정을 저지할 어떤 복안을 가지고있는가. 올림픽에서 이런 일들이 재현되어도 된다고 보는가』라는 것이 이들의 분노였다.
이에대해 「사마란치」 위원장은 『체조경기에 관한한 세계체조연맹(FIG)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어물쩍 넘겨버리고 말았다. 공산권에 의해 주도되고있는 세계체조계가 불공정한 심판으로 오염되고 있는 현상은 공산권의 경직된 스테이트아마추어리즘이 완화되지 않는한 쉽게 개선되지 않을것 같다는 것이 서방체조계 인사들의 개탄이었다. <김인갑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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