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연립주택 열손실 너무 많다|동자연 박상동씨 발표논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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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우리나라의 집합주택(아파트와 연립주택)은 열손실을 초래하는 취약부분이 너무나 많아 에너지 절약부분을 위한 개수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9일 건국대에서 열린 대한건축학회 추계 학술발표회에서 박상동 실장 (한국동력자원연구소 건물연구실)은 『우리나라 기존 집합주택의 열관리 실태 조사연구』라는 발표논문을 통해 우리나라 집합주택의 열관리상의 문제점을 열거했다. 이 논문은 박실장팀이 지난해 8월 서울·부산·대구·광주·대전등 5개 도시의 연리주택 1백34개동 6백71가구, 아파트 1백48개동 1천3백13가구 등 총2백82개동 1천9백84가구를 대상으로 구조·단열·설비·주거환경 등 각종 열관리 실태를 조사 분석한 것으로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구조>
▲평면형태=대부분이 장방형이었지만 열손실이 많고 채광·일사량이 적은 굴곡형도 조사동수의 10.2%나 되었으며 같은 장방형이라 하더라도 일사량이 적어지는 남북방향이 25%나되어 건축 계획단계에서부터 문제가 되고있다.
▲거실의 방위=거실은 가족의 공동사용공간으로 재실성이 가장 높아 전망과 채광이 특히 좋아야 하는데 실제 조사결과 연립주택의 40.5%, 아파트의 26.4%에서는 전혀 햇빛이 들지 않거나 아침 저녁에만 잠깐씩 해가 드는 방위에 위치하고 있었다. 가구 수의 54.3%에서 볕이 들지 않는다고 대답해 건물의 위치·건물의 간격의 중요성을 보여주었다.
▲굴뚝의 위치=열효율상 굴뚝은 건물내부를 관통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나 (중앙집중 공급식은 예외) 68.5%에서는 굴뚝이 건물의 외벽, 또는 건물과 떨어져 있었다.
▲외벽의 두께=조사동수의 84%이상이 25cm이하로서 대부분의 집합주택이 외벽에 단열시공을 하지 않고 있었다.

<단열>
▲건물 구조체의 단열=건물의 외피부분인 외벽·바닥·지붕·천장등을 단열 시공한 경우는 10∼20%정도에 불과해 건물에너지 절약에 대한 의지가 미약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외벽의 경우 78.4%, 바닥은 88.7%, 지붕과 천장은 77.7%가 단열시공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결로현상=내벽 표면, 또는 실내온도가 실내공기의 로점온도 이하로 되면 공기중의 수증기가 건물의 내표면, 또는 구조체 내부에 이슬로 맺혀 건물 구조체의 수명단축은 물론, 단열재의 단열·보온효과를 경감시키고 도배지 등을 썩게 하며 가구·의류를 손상시킨다.
조사대상 가구의 42.8% (연립주택 56.9%, 아파트 35.9%)에서 이러한 결로현상이 나타나 고 있어 가장 시급한 개수사항중의 하나로 지적되고있다.
▲창·문틀에서의 외기=창틀이나 문틀이 서로 맞지 않아 그 틈새로 외기가 침입한다는 가구가 75.7%나 되어 열손실을 가중시키고 있다.
▲커튼의 설치=커튼의 단열효과는 무시할 수 없는 것으로 커튼의 크기는 창문보다는 훨씬 넓고 길게 하는 것이 효과적인데 22.7%는 커튼이 없었으며, 50.4%는 창문에 꼭 맞는 크기의 커튼을 설치해 단열·보온효과는 기대할 수 없었다.

<설비>
▲난방형식=76.6%가 개별난방, 23.4%가 중앙집중공급식이었으며 난방방식별로는 연탄온수온돌이 49%, 온수온돌이 34%, 연탄온돌이 15%였다.
전체가구의 41%에서 전기장판이나 석유난로·전기난로 등 보조난방기구를 사용하고 있어 열관리상 헛점을 그대로 노출하고있다.
▲난방면적=주거면적의 3분의 2정도가 난방이 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 전체가구의 4분의1 정도에서는 난방비를 줄이기위해 일부 방은 난방을 하지 않고 추워도 참고 지내는 소극적 에너지 절약을 하고 있었는데 단열강화·다중창 등 적극적인 에너지 절약책을 강구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었다.
▲난방설비 고장=연립주택은 60.5%, 아파트는 41.2%의 가구에서 자주, 또는 가끔씩 난방설비가 고장난다고 응답했는데 입주자가 고장사실을 모르는 수가 많기 때문에 실제 고장률은 이보다 높을 것이라고 박실장은 설명했다.
▲난방비=연립주택의 39.5%, 아파트의 42.5%에서 난방비가 많다고 대답했다.

<주거환경>
▲실내온도=난방기간 중 실내온도는 쾌적온도 범위인 섭씨 18∼21도가 49.6%이며 그 이하가 43.5%나 되었다.
한편 온도계를 사용하고 있는 가구는 57.5%에 불과했다.
▲외풍=「외풍이 세다」고 대답한 가구가 9.2%, 「조금있다」가 50.3%로 우리나라 주택은 외기침입, 또는 건물 내 표면으로부터 냉기방사가 많음을 보여 주었다.
▲환기=환기설비를 갖춘 가구가 39%로 대부분이 창이나 문을 열어 환기함으로써 열손실을 증가시키고 있다.
▲기타=현재 주거하고 있는주택에 대한 만족도에서 27%가 「옮기고 싶다」고 대답했고, 「주택개수로 난방비가 절약되고 생활환경이 개선된다면 개수하겠다」는 가구가 81%나 되었다. <신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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