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소요사태, 유럽으로 확산 조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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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빈민가 무슬림 청년들에 의한 소요사태로 인한 첫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소요사태가 독일과 벨기에 등 인접 국가들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dpa 통신에 따르면, 독일 베를린과 북부 도시인 브레멘에서는 연쇄 방화사건이 발생해 차량과 건물이 불탔다. 벨기에 브뤼셀 남쪽 이민자 거주지역인 가레 두 미디에서 차량 5대가 폭도에 의해 불탄 상태다.

◇ 군대동원은 아직…= 도미니크 드 빌팽 프랑스 총리는 7일 '악화일로의 소요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선 군대동원이 필요하다'는 요구를 거절하는 대신 폭동자들에 대해 엄정대처할 것임을 약속했다. 그는 이날 TF1 텔레비전에 출연해 "우리는 아직 (군대를 동원할) 수준에 이르지 않았다"고 밝혔다.

빌팽 총리는 "필요한 지역에는 경찰 국장이 통행금지령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 정부가 이처럼 대응수위를 높이게 된 것은 10일이 넘도록 소요사태가 계속되자 자국에 대한 투자와 관광객 감소 등이 야기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 프랑스 경제와 이미지 훼손 우려 = 프랑스 최대 경영자 단체 메데프의 로랑스 파리조 회장은 "공공 질서 회복이 급선무"라며 "투자처로서 프랑스의 경제와 이미지가 훼손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유럽1 라디오와 회견에서 "특히 레스토랑과 호텔, 관광 산업같은 분야가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 사태는 1995년 총파업과 1968년 5월 혁명의 상황과는 같지 않다"며 "많은 비행 청소년들이 학교 같은 공화국 상징과 비즈니스 시설 같은 생산활동 자유의 상징, 교회 같은 표현 자유의 상징들을 공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외국인 안전은 = 프랑스의 소요 사태가 확산되면서 각국의 정부와 프랑스 주재 대사관들이 자국민들에게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소요가 발생한 지역을 피하라는 주의보를 내렸고 호주는 불가피하게 관련 지역에 가야 한다면 각별히 주의하고 시위 현장을 피하라고 당부했다.

미국 대사관은 문제 지역을 통과하는 샤를 드 골 공항과 파리 시내간 열차를 피하고 대신 공항 버스나 택시를 이용하라고 공지했다.

최근 러시아 관광객이 탄 버스가 파리 북부 교외에서 방화 공격을 받은 적은 있으나 이번 사태로 다친 외국 관광객은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번 사태와 관련해 프랑스를 여행하려는 미국인 관광객들이 여행을 취소하는 사례는 아직까지 거의 없었다고 미 관광업계 관계자들이 7일 밝혔다.

미국과 프랑스를 오가는 여객기를 운영하는 에어프랑스와 아메리칸에어라인도 1주일 이상 계속되는 프랑스 소요에 대한 반응으로 별다른 여행객 감소는 없었다고 전했다.

한편, 레옹 베르트랑 프랑스 관광장관은 소요에도 불구, "프랑스는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디지털뉴스센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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