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깃발 걸고 학생회장 잇단 출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4면

뉴라이트 전국연합 출범식에 참석한 대학생들이 개회식에 앞서 'New Right'알파벳을 등에 붙이고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박종근 기자

보수주의 이념을 표방하는 대학생들이 학생운동의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정부의 소극적 태도를 비판하고, 자유시장경제 정신을 대학 내.외에 적극 전파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학생들이 세력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특히 올 가을 대학 총학생회장 선거에 잇따라 출사표를 던지며 조직화를 시도하고 있다.

7일 총학생회장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화여대와 명지대에서는 각각 'W' '업그레이드 명지'라는 이름의 선거운동본부가 발족했다. 서강대에서는 '새로고침', 경희대에서는 '경희공감'이라는 선거본부가 곧 출범할 예정이다. 이들은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적극적 비판▶자유시장경제 원칙 존중▶좌파적.폭력적 학생운동 반대 등의 공통된 지향성을 갖고 있다. 보수주의를 내세우고 있지만 전통 중시 등의 고전적인 보수 이념보다는 시장을 중시하는 이른바 '신보수주의'적 성향도 있다.

지난해 연세대와 한양대에서 '탈정치' 또는 '탈이념'을 주장하는 비운동권 학생이 총학생회장에 당선되기도 했으나 보수주의를 앞세우지는 않았다.

10년째 한총련계 학생들이 총학생회를 장악해 온 경희대에서 출마할 예정인 '경희공감'의 후보 임교범(24.e-비즈니스학과 3년)씨는 "통일운동보다 북한 인권 현실 개선 운동이 시급하다"며 "당선되면 곧바로 한총련을 탈퇴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씨의 출마는 8월 총학생회가 '8.15 민족대축전' 행사를 위해 교내 시설을 개방한 것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당시 그는 총학생회 홈페이지에 이 행사를 맹비난하며 교내 좌파그룹인 '자본주의 연구회'소속 학생들과 격렬한 논쟁을 벌였다.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의 총학생회장 후보와 대결을 벌이고 있는 이화여대 'W' 측의 천오벳(23.여.정외과 4년)씨는 '북한 인권 현실 개선'과 '이화여대인의 정체성 찾기'를 선거 이슈로 부각시킬 계획이다. 이 학교의 교학 이념인 '정직.사랑.섬김'을 실천하자는 것이다. 구성원의 상당수가 기독교 신자인 'W'는 동성애 반대운동 등을 벌여 온 학내 최대 기독교 동아리 '그레이트 비전', 정부의 북한 인권 문제 대응을 비판해 온 소모임'헬로우 엔케이(NK.북한)' 등을 지지세력으로 삼고 있다.

보수주의 학생 단체들은 학교 밖의 보수단체와 직.간접적으로 연계해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날 열린 뉴라이트 전국연합 창립대회에는 전국 20여 개 대학 학생 200여 명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각 학교 보수주의 학생의 주축인 이들은 뉴라이트 전국연합의 산하단체로 '뉴라이트 대학생연합'이라는 조직을 만들기도 했다.

이 조직에는 'GLC(Global Leaders Club)'라는 100여 명의 학습 모임이 있다.

이들은 자유주의 경제학자 프리드리히 하이에크의 '치명적 자만', 신보수주의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의 '국가 경영' 등의 책을 교재로 삼고 있다.

백일현.권호 기자 <keysme@joongang.co.kr>
사진=박종근 기자 <jokepark@joongang.co.kr>

*** 바로잡습니다

본지는 11월 8일자 "'보수' 깃발 걸고 학생회장 잇단 출마" 제하의 기사에서 학생 보수주의운동에 대한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이 기사 중 이화여대 'W' 선거운동본부의 '천오뱃' 후보는 '천오벳'의 오기였습니다. 또 'W' 선거운동본부와 천 후보는 신보수주의, 보수주의 및 뉴라이트 운동뿐 아니라 학내 동아리 그레이트비젼, 헬로우 NK와도 관련이 없다고 밝혀와 바로잡습니다.

*** 바로잡습니다

본지는 11월 8일자 "'보수' 깃발 걸고 학생회장 잇단 출마"제하의 기사에서 학생보수주의운동에 대한 내용의 보도를 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화여대'W'선거운동본부와 천오벳(위 기사에서 기재된 '천오뱃'은 '천오벳'의 오기였습니다) 후보는 신보수주의, 보수주의 및 뉴라이트 운동뿐만 아니라 학내 동아리 그레이트비젼.헬로우NK와도 관련이 없는 것으로 밝혀져 바로잡습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