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기독교인 21명 무릎꿇린 뒤 잔인하게 참수시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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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리비아에서 인질로 잡았던 이집트인 콥트교도 21명을 참수했다고 인터넷에 올린 동영상을 통해 15일 주장했다. IS가 시리아·이라크를 뜻하는 레반트 이외 지역에서 참수를 자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십자가의 국가에 보내는 피로 새긴 메시지'라는 제목의 이 동영상에는 주황색 죄수복을 입은 남성들이 손을 뒤로 묶인 채 해변으로 끌려와 무릎을 꿇는 모습이 담겼다. 이후 바닷물이 피로 물드는 장면과 함께 이들이 참수됐다는 내용이 나온다. IS는 영문 자막으로 이들을 '굴욕적인 콥트 교회의 신봉자들'이라고 지칭하며 이번 참수가 콥트교도에 탄압받는 무슬림 여성에 대한 복수라고 주장했다.

IS는 지난 12일 배포한 영문 홍보잡지 '다비크' 7호에서 이집트 콥트교도 21명을 인질로 잡았다고 공개했지만 이들이 살해됐다고 주장하지는 않았다. IS는 이 잡지에서 "무슬림 여성이 콥트교도에 박해 받는 데 대한 복수를 하려고 이라크 바그다드 가톨릭 성당에서 성스러운 작전을 벌인지 5년 뒤인 이번 달에 콥트교도들을 생포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콥트교도에 박해 받는 무슬림 여성으로 2004년과 2010년 이슬람 개종 여부로 논란이 됐던 카밀리아 셰하타 자키르와 와파 콘스탄틴을 꼽았다.

동영상이 공개된 뒤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이날 밤 긴급 안보관계 장관 회의를 소집해 대책을 논의했다.

정재홍 기자 hong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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