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다음엔 웹툰 … 경쟁력 있는 곳에 집중 투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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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불쌍해서 도와주는 건 혈세 낭비다. ‘공방’이 아닌 ‘공장’에 지원하겠다.”

 송성각(57·사진) 신임 한국콘텐츠진흥원 원장은 “이윤과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경쟁력 있는 프로젝트를 찾아 집중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취임 50일을 갓 넘긴 송 원장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한 해 동안 진행하는 사업·행사가 170개인데, 이 중 예산 1억원 이하 사업이 50~60%를 차지한다. 동네 식당 하나를 내려고 해도 6억~7억원씩 드는데 이래서야 무슨 사업이 되겠느냐”고 했다.

 그래서 그는 줄곧 ‘선택과 집중’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곧 ‘융복합기획조정실’을 신설, 지금까지 관행적으로 지원했던 사업·행사의 타당성·적합성을 전면 재검토할 계획이다. 그는 “형편 딱한 곳에 인공호흡기 꽂아줘 근근이 생명 이어가게 만드는 건 한국콘텐츠진흥원이 할 일이 아니다. 돈 벌 수 있는 분야에 돈을 써서 거기서 벌어들인 돈으로 다른 분야를 살리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못박았다.

 게임과 K팝·방송콘텐트 등을 이을 ‘빅킬러 콘텐트’를 찾는 일도 과제다. 그는 “앞으로 웹툰 시장이 유망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또 한류의 새로운 거점 국가로 인도네시아를 꼽았다. “인구가 2억5000만 명인 기회의 땅”이라며 “요즘 가수 이루가 인도네시아에서 한류를 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송 원장은 “현재 런던·로스엔젤레스·도쿄·베이징에 있는 한국콘텐츠진흥원 해외사무소가 한류 확산의 전진 기지로 활용되려면 정부의 정식 직제로 승격돼 예산과 인력 충원을 제대로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외문화원이나 코트라(KOTRA)는 사업 분야가 달라 문화콘텐트의 해외 진출 창구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2012년부터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추진하고 있는 ‘창의인재 동반사업’에 그가 걸고 있는 기대도 남다르다. 전문가 멘토의 도제식 창작 멘토링을 통해 청년 인재의 능력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국민대 시각디자인과를 졸업한 송 원장은 1982년부터 25년 동안 제일기획에서 근무하며 크리에이티브 총괄본부장 등을 지낸 광고 전문가다.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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