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서 '日 핵무장론' 나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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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북한의 핵개발을 저지하고 김정일(金正日) 정권을 붕괴시키기 위해서는 미국이 '일본의 핵무장' 카드로 중국을 압박해야 한다는 주장이 미 의회에서 제기됐다.

미 하원 국제관계위의 마크 커크(공화.일리노이)의원은 지난 16일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현재 중국은 에너지 공급 중단과 국경 검문 완화를 통한 탈북자 허용과 같은 북한에는 치명적인 수단을 보유하고 있지만 북한 공산주의 체제가 바뀌거나 정권이 붕괴되는 것을 결코 바라지 않기에 북한에 대한 압력행사에 한계가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즉 앞으로 중국이 북한의 핵 보유를 저지하지 못할 경우 미국은 일본의 핵무장을 용인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대만.한국 등 주변국의 핵무장까지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식으로 중국을 몰아붙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실제로 중국에는 북한 정권의 붕괴보다도 일본이나 대만의 핵 보유가 더 큰 위협"이라고 단언했다.

커크 의원은 또 "현재 일본은 미국보다도 많은 38t의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어 언제든지 7천개 이상의 핵탄두를 개발할 수 있으며 실제로 북한의 미사일 위협 이후 현재 핵무장과 평화헌법 개정에 대한 논의가 활발한 상태여서 미국의 이 같은 카드는 중국에 결코 비현실적이거나 먼 훗날의 위협으로 비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커크 의원은 미 해군에서 코소보.아이티.이라크 문제를 담당했던 정보.전략담당관 출신으로 워싱턴 내 군사전문가 그룹에 대한 영향력도 커 앞으로 이 같은 아이디어가 워싱턴 정가에서 공론화될 가능성도 크다.

이에 앞서 카토(CATO)연구소도 지난 2월 북한 핵문제에 대한 해법으로 '일본.한국 핵무장'을 대안으로 제시한 바 있다.

워싱턴=이효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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