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제밀려 눈코뜰새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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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신병현 신임부총리는 일요일에도 출근, 당장 국회를 앞두고 있는 예산실부터 시작해서 물가국과 기획국 순서로 보고를 받았는데 신부총리는 별 코멘트 없이 시종 듣기만 했다고.
두번째 신부총리를 맞는 기획원분위기는 그의 업무처리 스타일을 이미 잘 알고 있어 여러가지 짐작이 많다.
과거 신부총리시절에 해외협력국이 재무부로 넘어가는등 기획원기능이 대폭 축소된 일도 있는데다가 전임 서부총리를 중심으로 「기획원의 르네상스」 를 모처럼 기대했었던 터라 일부에서는 신부총리의 취임으로 이같은 움직임이 무산되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나온다.
신부총리가 그동안 야의 경험을 살려 종전보다 훨씬 현실감각을 살리는 정책을 펴나갔으면 하는 것이 대부분의 기대다.
신부총리는 『처음 부총리롤 할 때 걱정했던 것 보다 지금 우리경제는 흴씬 잘되고 있다』 고 낙관.,
○…김만제 신임재무부장관과 주병국차관은 일요일인 16일에 정상출근, 초미의 급선무인 금융사고방지대책을 검토하기 위해 이형구 제1차관보와 강현욱이재국장 및 실무과장들로 부터 현안문제에 대해 하루종일 보고 받았다.
이날 이재국은 영동개발진흥사건과 조흥은간부들이 구속되기 까지의 경과 및 명성사건과 신용금고사고 내용을 소상히 보고하느라 통화신용정책의 수립·집행이나 주요자금지원계획의 종합조정에 대한 보고는 이번주로 미루었다.
이재국 이외의 다른 국·과직원들은 국회재무위 답변자료도 만들겸 신임 장·차관에 대한 업무보고자료작성겸 해서 출근, 밤늦게까지 관계자들과 협의를 계속했다.
김국장관은 15일 취임식에서 『어떤문제를 1백% 꼭 해결해야 한다고 매달리는 것은 역사를 모르는 일』 이라고 말하고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조금씩 진전되면 그걸로 족하다』 고 설명하면서 다급하다고 해서 거꾸로 간다든지 정책에 일관성을 잃어서는 안된다고 못박았다.
○…이번 사태의 과정에서 줄곧 「동요없는 업무수행」 을 강조해 온 농수산부는 개각전후에도 비교적 안정된 분위기.
다른 주말처럼 박종문장관은 일요일 경기도와 충청도에 내려가 벼베기와 보리파종 상황을 살피고 특히 곧 개시 될 추극수매를 위한 관계행정기관의 준비태세를 점검했다.
선임 조익래차관은 아침부터 저녁6시까지 과천사무실에 나와 전국장들로 부터 차례로 업무보고를 받고, 특히 이동배농정국장과 추곡수매와 관련한 문제점들을 중점적으로 논의했다.
○…상공부는 일요일 (16일) 에도 전직원이 출근, 신임 김기환차관에게 업무브리핑을 했다.
김차관은 취임 첫날인 토요일 하오 기획관리실·상역국의 업무브리핑을 받은데 이어 일요일에도 상오9시에 출근, 하오 8시 섬유국을 끝으로 브리핑을 모두 마쳤다.
차트가 준비 안된 국은 그대로 국장이 업무내용을 보고하고 차관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금신호장관은 16일 하오1시부터 6시까지 김기배상역국장을 대동하고 서울·경기일원 일부공장을 둘러 보았다.
○…건설부는 휴일인 16일 국장급이상 간부와 일부과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허재영기획실장이 김성배장관에게 업무현황을 보고했다.
김장관은 오랜 지방행정 경험으로 전반적인 건설행정을 파악하고 있는 듯 질문도 하고 지시도 했다.
중앙부처인 건설부가 장기적인 안목에서 정책을 개발, 건설행정을 펴나가지 못하고 임시방편으로 일을 처리해 왔다는 것을 평소 느끼고 있은 듯 특히 정책개발을 강조했다.
또 간부들이 항상 현장을 확인, 책상에 앉아서 정책을 세우지말라고 지시.
해외건설·주택공급·투기억제문제에 대해서는 『지금까지의 방침을 그대로 밀고 나가되 부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 고 역설했다.
○…장·차관이 모두 「집안사람」으로 짜여진 동자부는 따로 업무보고를 할 필요가 없어 홀가분한 표정들.
신임 최동규장관은 15일 취임식을 갖고 『동자부는 우연히도 내가 7대장관, 이차관이 3대차관등 좋은 숫자가 겹쳐 앞으로의 순탄한 발전을 예고해 주는 것 같다』 고 서두를 꺼낸 후 『모두가 장관이라는 생각으로 이제껏 해오던 일에 더욱 열성을 갖고 일해달라』 고 당부.
최장관은 취임식이 끝난 후 과장급이상 40여명의 직원과 함께 국립묘지로 가 고서상철장관의 삼우제를 갖고 고인을 추도.
○…「10·14」개각으로 많은 자리들이 비어 인사에 대한 하마평이 구구하다.
기획원소관 해외협력위 기획단장(차관급)에는 이진설 공정거래실장(차관보급)의 승진설이 유력.
KDI원장에는 한양대 구본호교수·김수곤부원장 중에서 나올것으로 보인다. 구교수는 김만제재무장관이 원장시절 부원장을 오래했다.
한국산업경제 기술연구원 (KIET)원장에는 현부원장 오관치박사와 송희모 연구위원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무협회장은 전임 부총리들이 했다는 전례에서 전부총리 K씨, 전각료 L씨가 물망에 오르고 있다.
무협회장단은 15일 계봉혁상근부회장을 회장직무대리로 선임.
농수산부는 1, 2차관보 자리가 한꺼번에 비었다.
제2차관보 한자리만 비었을 때 까지는 이자리를 메우고 이와 관련해 움직일 사람으로 김동준 기획관리실장, 명의직 국립농산물검사소장, 이병석 농업정책국장등이 거론됐으나 제l차관보 자리까지 메우려면 외부인물, 타부처로 파견된 구농수산부간부등이 폭넓게 고려될 것이라는 얘기.
금융계인사는 내달상순까지 모두 끝날 것 같다.
상업은행장에는 김상찬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이 내정됐고, 그 뒷자리엔 박종석 은행감독원부원장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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