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 스키 박승호, 장애인동계체전 MVP

중앙일보

입력

박승호(28·울산)이 제12회 전국장애인동계체육대회에서 최우수선수상(MVP)을 받았다.

박승호는 12일 끝난 이번 대회에서 2관왕(알파인스키 회전·대회전)에 오르며 청각장애인 선수로는 처음으로 MVP(상금 300만원·스포츠토토 후원)에 선정됐다. 박승호는 울산 청각, 지체장애 특수학교인 메아리학교 보조교사다. 김진영 울산 알파인스키 코치의 권유로 21살 때 스키를 시작한 그는 수화를 통해 지도를 받아야하지만 남보다 몇 배 이상 노력을 기울였다.

2008년 처음 체전에 참가한 그는 2010년 울산에 동계체전 첫 메달을 안기기도 했다. 청각장애인 스키 1인자인 팀 동료 정수환의 독주로 만년 2인자 자리에 머무르던 그는 지난해부터 강원도로 훈련장소를 옮겼다. 경사에 적응이 안 돼 넘어지는 경우가 많았던 그는 어려운 코스에서 훈련하면서 기량을 급격히 끌어올렸다. 훈련환경에서 적응해 박승호의 남다른 회전감각이 빛을 발했다.

박승호의 몸무게는 48kg이다. 여느 알파인스키선수에 비해 가볍다. "살을 찌우려고 아무리 노력해도 살이 안찌는 체질"이라는 그는 보약을 먹는 등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 김진영 코치는 "박승호의 회전 감각과 타이밍은 정말 뛰어나다. 이번 대회 2관왕도 그래서 가능했다"고 평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주종목(대회전)이 생겼다"고 자신감을 보인 박승호는 다음달 동계농아인올림픽(러시아 한티만시스크·3월28일~4월5일) 출전이 유력하다.

대회 마지막날 열린 아이스슬레지하키 결승에서는 강원이 서울을 12-0으로 물리쳤고, 휠체어컬링에서는 서울이 마지막 8엔드에 4점을 따내며 작년도 우승팀 경남에 역전승을 거두며 우승했다.

한편 2월 9일부터 12일까지 4일간 강원도 및 서울, 경기도 일원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서는 서울이 1만8214점을 획득해 3년만에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인천(1만4474점)이 2위, 강원(1만3524점)이 3위에 올랐다. 모범선수단상은 부산, 질서상은 대한장애인노르딕스키연맹, 성취상은 서울, 격려상은 제주, 진흥상은 전북이 차지했다. 지도자상은 알파인스키 이호성(서울)과 빙상 손재홍(광주), 신인선수상은 크로스컨트리 2관왕에 오른 이정민(서울)이 받았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