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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 In&out 맛] "헬로, 장금" "굿, 한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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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신은진 기자<nadie@joongang.co.kr>
사진=권혁재 전문기자 <shotgun@joongang.co.kr>

*** 어험, 수라상 한 번 받아볼까

봉래정

대만.홍콩.일본 등 드라마 '대장금'이 인기를 끈 국가에서 온 손님이라면 메이필드 호텔 한정식당 봉래정의 '대장금 상차림 코스'를 대접해 보자. 수라간 궁녀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어린 장금이가 '홍시가 들어있어 단맛이 난다'고 알아맞혔던 홍시 죽순채 등 '대장금'에 등장했던 요리들을 실제로 맛볼 수 있다. 서비스하는 직원들이 드라마 속 궁녀들과 똑같은 한복을 입고 있는 것도 재미있다. 서울시내 특급호텔에서 몇 군데 남지 않은 한정식당 중 가장 풍광이 빼어난 곳으로 꼽힌다. 대장금 코스 9만원. 높은 가격이 부담스럽다면 낮 시간으로 약속을 잡는 것도 방법. 점심 메뉴인 제주오분자기 해물탕 정식 2만7000원, 찻잎 은갈치조림반상 3만원(모든 메뉴 세금 별도). 5호선 김포공항역 인근, 강서운전면허시험장 건너편. 02-6090-5800.

*** 밥상 위의 오색 야생초

뉘조

망초.곰취.달맞이꽃 등 산과 들에서 캐어 온 야생초로 만든 '약선 한식' 전문점. 낯선 향과 맛 때문에 외국인 손님이 거부감을 느끼지 않을까 염려할 필요는 없다. 깔끔한 한정식을 기본으로 하고 야생초는 가루나 자연 양념으로 향취를 살려 감칠맛을 더하는 데 쓰인다. 음식이 한가지씩 나올 때마다 차근차근 재료와 효능을 설명해 준다. 건강식이나 자연.생태에 관심이 많은 외국인이라면 더욱 흥미로워 할 것. 묵직한 도자기 그릇에 흩뜨리기 아까울 정도로 음식이 예쁘게 세팅돼 나오는 것도 특징이다. 야생초 코스요리 2만5000~5만원 선. 동행한 손님이 좌식 탁상에 익숙지 않다면 이 집에 하나뿐인 나무 테이블 자리를 미리 예약해 두자. 인사동 거리 학고재와 유갤러리 사이로 들어가 인사동 3길 끝에서 좌회전. 02-730-9301.

*** 한옥에서의 와인 만찬

민가다헌

고즈넉한 기와 지붕 아래에서 포도주향에 취해 보는 것도 외국인에게는 색다른 경험. '민가다헌(閔家茶軒)' 은 명성황후의 조카인 민익두 대감의 생가를 개조해 만든 한식 퓨전 레스토랑이다. 서구 문물이 유입되던 구한말 상류층 가정을 모델로 삼아 개량 한옥에 서양식 가구와 소품들을 배치했다. 툇마루에 빅토리아 양식 가구와 샹들리에가 어우러진 독특한 분위기. 식당 내 좌석들도 모두 입식 테이블이다. 음식 역시 전통 한식에 서양 스타일을 더해, 우리 음식을 처음 접하는 외국인에게 '입문용'으로 소개할 만하다. 또 다양한 포도주를 보유하고 있어 손님 취향에 맞춰 선택할 수 있다. 날치알과 쇠고기를 넣은 허브비빔밥 점심세트가 1만8000원. 저녁 코스 4만6000~5만5000원 선. 인사동 경인미술관 골목으로 들어가 왼편. 02- 733-2969.

*** 6000원이면 배가 든든

봄날의 보리밥

그럴싸한 대접을 하고 싶은데, 지갑이 얄팍해 고민이라면 역시 선택은 이 메뉴뿐이다. 가장 한국적인 한 그릇 음식, 비빔밥. 여전히 불고기와 함께 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한식 메뉴로 꼽힌다. 올 봄 문을 연 이곳은 알록달록 한국적 색감을 살린 인테리어가 눈에 띄는 보리밥 전문점. 대표 메뉴인 '봄날의 보리밥(6000원)'을 주문하면 콩나물.취나물.고사리 등 10가지 나물에 보리밥 한 그릇, 구수한 된장찌개와 쌈야채.어리굴젓.물김치 등이 나온다. 고추장을 넣고 쓱쓱 밥을 비벼 쌈야채에 싸 된장찌개를 곁들어 먹으면 그 맛이 일품. 고등어와 푹 묵힌 김치가 어우러지는 고등어보쌈정식(8000원)도 인기다. 더덕제육볶음 1만7000원, 바싹 불고기 1만8000원.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왼쪽 골목길로 600m, 하나은행건물 3층. 02-722-5494

*** 판소리 듣고 부채춤 보고

놀부명가

푸짐한 밥상을 받아놓고 국악과 전통무용을 관람할 수 있는 '극장식' 한정식당. 여행안내서 '론리 플래닛' 서울판 저자인 마틴 로빈슨이 최고의 한국음식점 중 하나로 꼽았다. 테이블도 탁자도 없는 방에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기다리면, "상 들어갑니다"라는 외침과 함께 잔칫상처럼 차려진 밥상이 나온다. 식사를 하는 동안, 판소리.부채춤 등 다양한 레퍼토리로 꾸민 공연이 시간대별로 펼쳐진다. 단 외국인 손님이 좌석을 불편해 할 수 있으니 미리 양해를 구하자. 식당에 요청하면 앉은뱅이 의자를 내준다. 17가지 반찬이 나오는 놀부상차림 1만7000원, 연어쌈.장어구이 등이 더해진 명가상차림 3만원. 홈페이지(www.nolboo.co.kr)에서 공연시간을 미리 확인해 두면 좋다. 02-595-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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