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도시병「밀집빌딩 증후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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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최근 미국에서는「밀집빌딩 증후군」이란 생소한 질병을 놓고 그 원인과 대책에 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일고있다. 이미 우리도 겪고있을 이 질병은 운동부족과 함께 직장건물의 적합하지 못한 환경자체가 주원인으로 꼽히는 현대의 도시병이다.
증세는 피진·호흡수증가·안구피로·졸음·구토·현기증·두통 등이 일반적이며 때로는 생리불순도 일어난다.
그 직접적인 원인으로는 밀집된 고층빌딩 속의 작업환경에서 유발되는 스트레스와 환기부족이 지적되고 있다. 현대 도시인의 작업공간이 밀폐되어있어 자연의 일광이나 공기로부터 차단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것.
미방역센터의「알렉산더·켈터」박사도 밀집빌딩 증후군의 가장 일반적인 소견으로 환기부족을 지적했다.
1천3백명의 사무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의 한 조사에서도 이같은 점이 확인됐다. 응답자의 과반수가 환기불량으로 사무실에서 냄새가 난다고 호소했으며 사무실 안의 각종 냄새 때문에 상기도의 이상이나 피진 등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았다.
밀집빌딩 증후군의 원인은 이외에도 허용농도이상의 포름알데히드, 카피트에 사용되는 접착제, 천장에서 떨어지는 극소량의 파이버글래스 등도 지적되고 있다. 특히 이러한 물질들은 창이 열리지 않는 고층건물에서는 환기시스템을 통해 건물안을 떠돌아다녀 문제가 된다는 것.
밀집빌딩 증후군에 대한 예방책으로 미국에서는 노동단체·의학계·공중위생단체 등이 공동으로 직장의 유해물질 명시를 주법으로 제정할 것을 추진하고있다.
이미 뉴욕·캘리포니아·펜실베이니아주 등이 이 법을 제정했으며 오하이오·미네소타 등 여러 주에서 입법노력을 계속하고있다.
이와함께 공중위생 전문가들은 직장에서 사용되는 화학물질과 그 독성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기 위해 각종 세미나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밀집빌딩 증후군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으로 실내디자인이나 환기시스템의 개선을 통한 스트레스해소나 원활한 환기가 강조되고있다.

<아메리컨 메디컬 트리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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