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비즈] 침대만들기 40년 외길 노인복지로 '제2의 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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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40여년간 침대 만들기에만 매달렸던 안유수(75.사진(中)) 에이스침대 회장이 2일 단국대학교에서 명예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단국대측은 "실향기업인으로서 기업의 이익의 사회환원에 앞장서고 대북 관계 개선에 노력하는 등 기업인의 모범이 돼 명예 박사 학위를 수여한다"고 설명했다. 안 회장은 "회사가 어려울때도 헌신적으로 저를 믿고 따라준 회사의 임직원들에게 이 학위를 돌린다"고 말했다. 황해도 사리원이 고향인 안 회장은 6.25 당시 단신 월남 했다. 1963년 서울 금호동에 '에이스침대공업사'를 세워 침대를 만들기 시작했고 에이스침대를 매출액 1300억원을 바라보는 기업으로 키웠다. 1990년대 후반 국내 가구 산업이 어려워져 경쟁 업체들이 줄줄이 문을 닫기도 했지만 현재 무차입 경영을 할 정도로 회사의 내실을 다졌다. 침대 산업을 키운 공로로 94년 정부가 주는 금탑산업훈장도 받았다.

안 회장은 에이스침대를 2002년 큰 아들 안성호(37) 사장에게, 92년 브랜드를 인수한 시몬스 침대는 2001년 둘째 아들 안정호(34) 사장에게 각각 물려줬다. 에이스침대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자신은 2004년부터 썰타 침대를 운영하며 새롭게 침대 사업을 개척하고 있다. 3부자가 선의의 경쟁를 하는 셈이다.

안 회장은 노인복지 사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94년 경기 성남시에, 2003년에는 경기 이천시에 각각 노인 복지관을 세워 매일 노인 200여명에게 무료로 점심을 주고 건강검진도 해준다. 에이스침대 관계자는 "안 회장은 '노인 분들을 보면 6.25때 북에서 헤어진 부모님 생각이 난다. 부모님께 못한 효도를 이 분들께 해야겠다'고 말했다.

고향 사랑도 각별하다. 현재 북한과 고향인 사리원에 침대 공장을 세우는 것을 논의 중이다. 또 평소 "반드시 고향에 묻히겠다"며 사리원 선영 인근에 자신의 묘터까지 봐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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