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 평가도 전략이 필요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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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신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중고등학교의 '수행평가'의 관심이 고조되고있다. 지필 고사를 만점 받았다고 해도 수행평가에서 점수가 깎이면 평균 점수가 깎이고 이어서 전교 등수도 뚝 떨어지기 때문.

'수행 귀신'이라고 불리는 서울 목동중학교 2학년생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수행은 거의 만점을 받았어요. 지필고사 잘 보고 못 보는 아이가 있듯이 수행평가도 잘하고 못하는 아이들이 있거든요."

반대로 수행 과제물을 남들 이상으로 열심히 준비는 하는데 11개 과목 전체에서 30점 내외로 깎인다는 서울 대청중학교 2학년생은 이렇게 말한다.

"수행 과제물을 내주는 날은 새벽 2시까지 준비해요. 어머니도 함께 도와주죠. 그렇게 성실히 준비를 하는데도 점수가 잘 안나와서 전교 등수가 형편없이 떨어져요. 수행평가 때문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서 유학을 가고 싶다는 생각까지 했어요."

수행평가에서 만점을 받는 우등생들은 "수행평가에도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몇몇 수행 우등생과 일선 교사들이 귀띔해주는 '수행 성공 전략'을 알아본다.

★담당 과목 선생님에게 강한 인상을 남겨라=질문을 자주 하거나 착실한 수업태도, 개인 상담 등을 통해 담당 교사에게 자신을 효과적으로 알리는 것이 좋다. '괜찮은 학생'이라는 인식이 수행평가에 긍정적인 효과로 작용한다.

★선생님 성향과 과제물의 의도를 정확히, 빨리 파악하라='우리 고장의 문화유적지 자세히 알아오기'라는 과제물을 예로 들어보자. A학생은 동네의 토성과 미륵불 등에 대해 조사를 해갔다. B학생은 유적지 조사와 더불어서 그전에 어른들에게 들었던 유적지에 얽힌 이야기(미륵불이 발견되던 당시의 상황 등)들을 덧붙여 작성해 발표했다. '문화유적지'는 인터넷만 검색하면 누구나 다 알 수 있는 정보이고 이면에 얽혀 전해져내려오는 이야기는 참신한 정보이기 때문에 B학생만 만점을 받았다.

선생님 개개인의 성향과 해당 과제물에서 '창의성'을 요구하는지 '성실한 자료준비'를 요구하는지 등 정확한 과제물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만의 생각'을 항상 건져내라=수행평가 주제가 '안락사란 무엇인가'라면 안락사에 대한 자료를 찾아서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다음, 반드시 중간이나 말미에 자신의 생각을 덧붙이는 것이 점수 따는데 도움이 된다. 자료 검색의 정도는 대부분 수준이 비슷 비슷하지만 개인의 소신있고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면에서 최종 변별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평소에 발표 연습을 하라=준비한 과제물을 학우들 앞에서 발표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실점을 당하기 쉽다. 자료는 완벽하게 준비했지만 발표하는 태도가 좋지 않거나 학우들의 반응이 시원치않을 때 점수가 깎이기 때문. 평소에 가족들이나 친구들 앞에서 발표 연습을 하면서 명료한 발음, 또랑또랑한 목소리, 바른 태도를 갖추는 준비가 필요하다.

★성실한 수업태도는 수행 평가의 기본=수행평가 점수에는 '수업태도'가 과목마다 기본적으로 10점이 배당된다. 수업 시간에 졸거나 잡담하거나 학원 숙제를 하는 등의 불량 태도는 점수를 깎아먹는다. 그래서 최근엔 태도가 불량한 학생에게 힘들여 혼내는 것보다 '너 10점 마이너스!'라는 말이 더 효과적인 무기라고. 꼼꼼하고 깨끗한 노트 필기 및 프린트물 보관 등도 수행 점수에 영향을 미친다.

★학교 홈페이지, 안내문 등을 꼼꼼히 분석하라=수행평가 과제물에 대해 평가 원칙 등이 홈페이지나 안내문, 게시판 등을 통해 예고가 된다. 수행평가에는 민감하면서 실질적으로 평가 원칙을 정확히 읽어보는 학부모나 학생이 별로 없다고 일선 교사들은 말한다.

형식적인 안내에 그칠 수도 있지만 과목 담당 교사가 과제물을 통해 무엇을 평가하려고 하는지(창의성, 성실성, 발표태도 등) 기본 의도는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유리하다.

김은실 교육전문작가

(조인스닷컴 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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