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음 끊어지면 블랙박스 회수무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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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미국교통안전국 실험실장 「캐럴·로버츠」박사는3O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추락항공기의 블랙박스에서 나오는 음향발사가 죽은뒤에 그 상자를 찾은 전례는 없었다고 말했다.
격추된 KAL기의 블랙박스가 발견되면 이의 해독을 「로버트」박사가 책임자로 있는 이실험실에서 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음은 그와의 회견내용.
-KAL기가 추락한지 30일이 지났다. 「비퍼」(음향 발사기) 에 달린 전원이 오늘부터 고갈되어 블랙박스의 신호를 들을수 없다고 하는데 어떻게 되는가?
▲「비퍼」는 30일간 작동하도록 되어 있지만 얼마쯤 더 계속해서 작동될수도 있다.
-지금까지 기록으로 봐서 「비퍼」가 죽은후에도 물속의 블랙박스를 건진 예가 있는가?
▲없다. 에어 플로리다기의 추락때는 1주일후에 건져냈고, 에어 인디아기 때는 「자료기록기」를 2주후,녹음기는 4주후에 건져냈다. 두 경우 모두 건져낼때까지 「비퍼」는작동하고 있었다.
-소련이 블랙박스를 회수할 경우 기록 내용을 날조할지 모른다는 보도가 여러번 나왔는데 기술적으로 내용을 .날조하는것이 가능한가?
▲기술적으로는 가능하다. 그러나 목소리를 날조하면 곧 드러나게 되어있다.
그러나 실제로 이 녹음기는 조종석의 대화뿐아니라 조종실과 외부와의 교신도 녹음하기때문에 날조는 어렵다.
-소련이 KAL기를 민간 여객기인줄 알면서 격추시켰느냐‥ 아니냐가 논의의 대상인데 블랙박스가 이점을 밝혀 줄것인가?
▲만약 승무원들이 자기들의 처지를 전혀 모르고 있었다면 최후 순간의 녹음은 그들이 크게 놀란 모습을 들려줄 것이다. 그렇다면 그건 그들이 자기들 처지를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증거가 아니겠는가.
「비행자료 기록기」에서 KAL기가 왜 정기항로에서 그처럼 벗어났는지를 알아낼수 있겠는가?
▲알아낼 수 없을 것 같다. 왜냐하면 대개 여객기는 블랙박스와 INS장치를 연결시키지 않기 때문이다. 조종석 대화녹음 속에서 항로이탈에 관한 이야기가 나올지는 알수없다.
-블랙박스는 비행기 추락때 파손되지 않을 만큼 단단한가?
▲블랙박스가 채택 되기전에 그 견고성이 엄격한 테스트를 받아야 된다. 첫째 4면에서 2백25kg의 압력을 5분동안 견뎌 내야되고 두번째3·22평방cm의 뾰족한 물체를 3m 위에서 역시 2백25kg의 힘으로 내려 찍었을 때 구멍이 나지 않아야 되는 침투저항테스트도 받아야된다.
세번째 테스트는 충격테스트로서 지구 인력의 1천배의 힘이 가하는 충격을 견뎌 내야된다.
이 테스트는 비행기가 지상에 추락하거나 신에 추락할때의 충격과 맞먹는 것이다.
네번째 테스트는 불의 시험이다. 이것은 섭씨1천1백도의 열을 블랙박스표면의 반에 30분동안 가해서 내용물이 파손되지 않아야 된다.
다섯번째 테스트는 잠수 테스트로서 소금물 안에서 36시간까지 침수가 되지 않아야 된다.
「조종석 녹음기」에 대한 기준은 이보다 낮다.
충격테스트의 경우 지구인력의 1백배만 견디면 되고 침수테스트의 기간은 48시간이다. 【워싱턴=장두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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