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상|조각가 김정숙씨 『조각회고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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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한국 현대조각의 파이어니어 김정숙씨(65)는 6·25동란중 피난지 부산에서 세아이의 어머니로 홍철대에 입학, 조각을 전공한 최초의 여성이다.
환도직후인 55년 만학주부의 몸으로 도미유학(크랜브룩 아카데미으브 아트), 추상조각의 어법을 익혔고 산소용접 조각의 기법과 테라소 기술을 배워왔다.
그는 석고밖에 별다른 재료가 없던 50년대 후반 무교강단에서 선·볼륨·텍스처 등 추상조각의 기초와 테라소 기법을 가르쳤다.
김씨의 작품세계는 「자연속의 삶과 사람」 「인간과 인간가족」 「신앙과 모성애」 등으로 나눌수 있다. 어느것이건 현대적 조형 감각이 뛰어나고 재료와 재질에 대한 섬세한 감각을 보이고있다.
특히 현대조각에 있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마광기법」은 김씨를 통해 흡입한 것이다.
지난 6월21일부터 30일까지 현대화방 초대로 연 7번째 김정숙전은 그가 조각과 살아온 34년의 삶을 정리해 내보인 회고전.
초기작품은 반추상. 세아이를 남겨두고 유학길에 올랐던 아픔을 승화시켜 『모자상』 『아가의 얼굴』 『키스』 등 모정과 사람을 테마로 빚어냈다.
70년대에 이르러선 「환경속의 인간」은, 근년에는 「자연」으로 귀착되는 변모를 보였다.
최근에 시작한 「비상」시리즈도 간소화되고 시원스런 맛이 난다는 호평을 받았다.
조각가로서는 처음 시도한 일종의 시리얼 아트 작품이랄수 있는 중기의 『공간속의 인간』들도 빼놓을수 없는 업적.
이번 중앙문화대상 수상업적으로 평가된 그의 지난번 회고전은 「자연을 소재로한 완전추상의 세계」를 추구한 조각계의 기념비적 전시회였다.
김씨는 국전추천·초대작가·심사의원을 역임했고, 오스트리아 비엔날레(60년), 사융파울루 비엔날레(75년) 한국대표로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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