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교양] '문화는 흐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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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는 흐른다/피터 스턴스 지음, 문명식 옮김/궁리, 1만2천원

연대기 순으로 서술된, 따라서 지루할 수도 있는 세계사 책과 또 다르게 '읽는 매력'이 돋보인다.

19세기 중반 이후 세계로 전파된 마르크스주의, 야구와 할리우드 영화를 포함한 대중문화의 국제화 등 근현대는 물론 그 이전의 헬레니즘과 인도문명의 만남, 유대인의 대이동을 포함한 세계사 속의 문화교류 사례를 중심으로 세계사를 훑어내리고 있다. 문화교류라는 매듭은 이 책에 14개로 국한돼 있다.

이를테면 서구문화에서 고대 그리스의 유산을 뻥튀기해온 방식과 달리 고대 그리스에는 이집트와 중동 문명 사이의 교류를 강조한다.

기존 유럽 중심주의의 세계사 책와 달리 이슬람교의 전파도 균형있게 다뤄진다.

민족주의의 확산, 아프리카 대륙의 수난 등도 적절하게 묘사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아쉬운 것은 불교.마르크스주의의 동아시아 전파 등 우리나라와 무관치 않은 문화교류에서 한국 관련 대목 서술이 미흡하다는 점이다. 책은 입문서라서 평이한 편이다.

배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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