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망명 후지모리 전 페루 대통령 "내년 대선 출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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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2000년 실각해 일본에서 망명생활을 하고 있는 알베르토 후지모리(67.사진) 전 페루 대통령이 재기 채비를 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24일 보도했다.

후지모리는 이달 초 도쿄(東京)에서 "2006년 4월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도쿄 주재 페루 총영사관에서 페루 여권도 새로 발급받았다. 24일에는 소속 정당인 시쿰플레당 사무총장을 수도 리마로 보내 대선 후보 지명 작업을 서두르게 했다.

시쿰플레당은 다른 2개 정당과 연합해 12월 초로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후지모리를 대선 후보로 뽑는다는 계획이다. 최근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그의 지지율은 15~20%로 나타나 재기 전망이 그리 어둡지 않은 편이다. 그의 하야 후 정권을 잡은 알레한드로 톨레도 대통령은 극심한 경제난으로 지지율이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대선 출마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귀국 문제가 걸려 있다. 후지모리는 인권탄압 관련 4건, 부패 관련 18건으로 기소된 상태다. 일본은 페루와 범인 인도조약을 체결하지 않았다며 페루 정부의 신병 인도 요구를 거절해왔다. 후지모리는 일본계 이민 2세로 일본과 페루 양국 국적을 갖고 있다.

페루 정부는 그가 오기만 하면 법정에 세우겠다고 벼르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다비드 와이스만 부통령은 "후지모리가 돌아오면 내가 제일 먼저 공항에 나가 수갑을 채워버리겠다"고 말했다.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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