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변해야 생각도 바뀌어 반드시 검찰에 변화 주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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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검찰총장으로 내정된 정상명 대검차장이 24일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구내식당으로 가고 있다. 변선구 기자

정상명 검찰총장 내정자는 24일 "변화를 두려워해선 안 되며 반드시 검찰에 변화를 주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청와대의 내정 발표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사람이 바뀌어야 생각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외부 환경이 변해야 생각도 바뀐다"며 검찰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사법시험 17회(1975년 합격) 동기생 5명에게 잔류해 줄 것을 요청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지금까지 총장의 동기생들은 용퇴하는 것이 검찰의 관례였다. 정 내정자의 요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후속 검찰인사는 소폭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은 일문일답.

-동기생(사법시험 17회, 75년 합격)의 용퇴를 만류했다는데.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검찰 조직의 안정이다. 조직은 혼자 이끌어갈 수 없다. 생각과 뜻을 같이하는 원로들과 함께해야 한다. 동기들이 현재 검찰 내 최고 원로로서 조직 안정에 기여해줬으면 한다. 그분들이 제 뜻을 받아들일 것으로 믿고 있다."

-천정배 법무부 장관도 같은 뜻인가.

"그렇다. 검찰 조직의 안정을 원치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참여정부의 '코드인사'라는 지적도 있는데.

"코드인사라면 인사상 이익을 받는 것인데 그런 용어가 맞는지 의문이다. 뜻과 생각이 같으면 열심히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는 것이 공직자가 할 일이다."

-검찰 개혁의 의지는.

"외관과 환경이 변해야 생각이 바뀌는 거다. 검찰은 그동안 거의 변하지 않았다. 반드시 검찰에 변화를 줘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검찰은 그 변화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개혁 방향은.

"검찰 구성원들에게 예측 가능한 미래를 제시해 두려움을 갖지 않도록 하겠다. 5년, 10년, 20년 뒤의 청사진을 만들겠다. 변화에 대한 두려움은 기구의 축소.폐지로 자리가 없어지는 것이다. '블루 오션'식 변화를 주겠다."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 이후 총장과의 관계 설정은.

"허심탄회하게 대화와 토론으로 풀면 안 될 일 있겠나. 앞으로 검찰의 발전 방향과 조직 안정 방안에 대해 장관과 충분히 협의하겠다."

◆ 정 내정자는=후배나 지인 등 상대를 편안하게 하는 친화력과 소탈한 성격이 돋보인다. 노무현 대통령과 사시 동기에다 정치권 인사들과도 친분이 두터운 편이다. 참여정부에서 여성 판사 출신의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이 발탁됐을 때 법무부 차관으로 기용돼 검찰과 법무부의 마찰을 무리 없이 조정했다. 그는 TK(경북 의성) 출신이라는 이유로 김영삼 대통령 시절에는 '차별'을 당하기도 했다. 이후 김대중 정부인 98년 3월 목포지청장에 기용돼 지역색 없는 일 처리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 재산.병역은=정 내정자의 재산은 2월 기준으로 5억2100여만원이다. 이와 별도로 부인 명의의 재산은 3억8150여만원이다. 병역은 시력이 나빠 보충역으로 1년 복무했으며, 아들은 현재 공군 소위로 근무 중이다.

김종문 기자<jmoon@joongang.co.kr>
사진=변선구 기자 <sunni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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