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 비서실 개편론 솔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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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리크 게이트'를 계기로 칼 로브 백악관 부비서실장과 루이스 리비 부통령 비서실장이 퇴진하고, 백악관 비서실 진영을 교체하는 방안이 검토되기 시작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23일 보도했다.

로브는 아직도 백악관 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지만 그가 '리크 게이트'로 기소될 경우 사임이 불가피하다는 전제 아래 비서실 개편론이 대두되고 있다는 것이다.

허리케인 '카트리나'에 대한 늑장 대처와 해리엇 마이어스 법률고문의 대법관 지명 파문 등 집권 2기 들어 불거진 문제 중 상당 부분은 미리 막을 수 있었는데도 그렇게 하지 못했다는 자성론도 비서실 개편 움직임을 부채질하고 있다.

최근의 잇따른 실책들이 1999년 부시의 대통령 첫 출마 때부터 바뀌지 않은 앤드루 카드 실장 등 현 비서실 진용의 누적된 피로에서 비롯됐다는 분석도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심각한 곤경에 처해 있어 급격한 변화 없이는 반전이 어려울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로브 부실장이 퇴임할 경우 백악관을 보강할 인사들로는 조슈아 볼턴 예산관리 국장, 켄 멜먼 공화당 전국위원장, 에드 길레스피 전 전국위원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집권 1기 때 부비서실장을 지낸 볼턴 국장은 정책 이해도가 높아 중책을 맡길 적임자로 거론되고 있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 인준을 물밑 주도한 막후 길레스피는 정치 전략가로의 자질이 높게 평가되고 있다.

한편 공화당 고위 인사들은 로브 부실장과 리비 실장이 기소될 경우를 대비해 반박논리를 개발하고, 부시 대통령에게 피해가 미치지 않도록 대외 홍보전략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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