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독 사회학자 「마이어」주장|"성서의 예수 실제와 다른점 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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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예수·그리스도」의 행적을 기록한 신약성서의 저자들이「예수」의 인간상과 의도를적지않게 왜곡해 놓았다는 이색적인 주장을 서독의 한 사회학자가 최근 출간한 저서에서 펴고있다.
「안톤·마이어」(73)라는 한퇴직노교수는『검열된「예수」-신약성서의 사회학』 이란 저서에서 지난10여년간 신약성서에 사용된 어휘와 문법·문장형식및 내용을 분석한결과 대부분중·상류 계층 출신이었던 신약성서의 저자들이 서민적이었다.「예수」를 자신들의 이해관계에따라 『상류층의 「예수」』 에 더 가깝게 표현했음이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우선 성서에 나오는「예수」의 숱한 말씀들중엔 실제「예수」가한 표현과 다른게 한둘이 아니라고 그는 밝힌다.
「예수」가 사용한 어휘는 4백50개 정도로 쉽고도 구체적이었으며 선약성서에 자주 등장하는 「은총」 「희생」 「성전」같은 「사치스런 종교개념」을 말한 일은 없었다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예수」의 언행을가장 많이 조작한「명수」들은 신약성서의 거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는 「마태」 와 「누가」및 「바울」이다.
「누가」와「바울」은 원래「예수」의 의도와는 달리 당시의 로마지배권력에 대해 타협적인표현을 쓰고 있다.
「누가」의 경우 당시 위정가들의 비위를 거술리지 않기의해 세례「요한」이 「헤롯」왕에의해 처형된 사실에 대해선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또 로마인들이 「바울」을 처형한 것도 기록돼 있지 않다.
상류사회 출신이었던「누가」(의사이자 저술가) 는 「예수」 가 십자가에 못박혀 고통속에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마가복음)하고 절규했던것을『아버지여, 내영혼을 아버지 손에 부탁하나이다』 는 기도문으로 바꿔놓고 있다.
「바울」 역시 체제타협에서 예외가 아니다.
그는 자기 어머니까지 살해한 폭군「네로」가 다스리던 로마에서 쓴「로마서」 에서 『권세를 거스르는자는 하나님의 평을 거스름이니』 (로마서13장)라고 가르치고 있다.
「마이어」교수는 또 가난한 사람들의 편에 섰던 예수를 잘못 기록한 예로서 『무릇 있는자는 받겠고, 없는자는 그 있는것도 빼앗기리라』 (누가19장26절) 는 우화의 인용을 들고있다. 또 예수가 실제로 「가난한 사람」 에게 축복한것을 (누가) 「마태」는 『마음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5장3절)로 달리 표현했다고 지적한다.
이밖에도 4대 복음서에 없는「순종」 과 「굴복」 이란 말이「바울」외 서한집에 자주 등장하고 있는데「예수」는 이런 말을 사용한적이 없다는 것이다.
「마이어」교수는 이런내용들은「예수」의 뜻이나 가르침과는 크게 어긋나는 것으로 그 후유증이 현재외 교회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실제의「예수」는 솔직담백하게 거리낌없이「상스러운 말」도 했으며 「하나님」보다는「인간」에 대해서, 「믿음」보다는「사람」에 대해서, 「기도」보다는 「베푸는 것」 에 대해 훨씬 말을 많이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본=김동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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