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 프로] 이민영, '연인'서 이미지 변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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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엔 사랑만으로 결혼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저 자신도 조금씩 현실적으로 변하는 것 같아요."

SBS 새 일일드라마 '연인'(연출 허웅.신윤섭)의 주인공 이민영(27.사진)은 요즘 결혼한 친구들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벌써 아이까지 낳고 사는 걸 보면 마냥 부럽기만 했는데 사랑을 결혼으로 이어간다는 것, 그리고 평생을 한 사람과 함께 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임을 절실히 깨닫고 있기 때문이다.

드라마 '연인'은 각기 다른 결혼관을 가진 세 자매의 이야기다. 이민영은 영화 '결혼은 미친 짓이다'의 연희(엄정화 분)같은 인물인 맏딸 오수희 역을 맡았다. 영화감독 지망생과 동거 비슷한 연애를 하고 있지만 둘 다 결혼이라는 굴레에 얽매이려 하지 않는다. 그래서 아버지가 고문 변호사로 있는 회사의 후계자와 결혼하는데 어수룩해 보이던 남편이 그녀의 이중생활을 알게 되면서 파문이 번진다.

"이번엔 시청자들로부터 욕 좀 먹게 될 것 같아요. 그렇다고 단순하게 나쁜 여자로만 매도될 인물은 아니라서 연기하기가 더 어렵네요."

1994년 MBC 공채로 입사한 그는 일요아침드라마 '짝'의 청순한 스튜디어스 역이라든가 KBS 일일드라마 '좋은 걸 어떡해'의 내숭과 애교 넘치는 며느리 역할 등으로 꾸준히 인기를 얻어왔다.

데뷔 이래 두 달 이상 쉬어본 적이 없을 정도. 하지만 주로 아기자기한 홈드라마였다. 언니의 시삼촌과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는 역을 맡았던 SBS 주말드라마 '흐르는 강물처럼'은 낮은 시청률을 보이다가 최근 흐지부지 종영됐다.

"마음 고생이 심했어요. 그래서 한동안 쉬려고 했는데 '연인' 출연 제안을 받아보니 미니시리즈 같은 내용과 역할이어서 욕심이 나더라고요."

사실 '연인'은 SBS가 그동안 타사 뉴스 프로그램에 눌려 고전을 면치 못했던 저녁 드라마 시간대를 오후 8시50분에서 오후 9시20분으로 옮기며 도전적으로 내놓는 작품이다. '은실이' 등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작가 이금림에 반효정.이정길.고두심.조경환.이효춘.김미숙.염정아 등 캐스팅도 화려하다.

또 SBS 대기획 '올인'의 쇼걸로 스타덤에 오른 최정원이 고시공부를 하다가 사랑에 빠져 덜컥 임신부터 하는 둘째딸로, 생리대 '화이트' CF모델 출신의 정은경이 연예인을 꿈꾸는 귀염둥이 막내딸로 출연한다.

하지만 일일드라마로선 파격적인 일탈과 불륜 등을 주요 줄거리로 삼고 있어 선정성 논란을 피할 수 있을 지는 두고 봐야 할 듯 싶다. 오는 19일 첫 방송된다.

김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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