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청년의 반쪽찾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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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 여자 엉덩이에 넋을 잃지 마라"는 선친의 유언과 "반드시 인도 처녀를 (아내감으로) 데려오라"는 어머니의 엄명을 받은 청년 사업가 라훌(라훌 칸나)의 내 짝 찾기가 주요 테마다.

토론토를 배경으로 한 캐나다 영화지만 감독부터 배우까지 인도계 일색이라 인도영화로 분류해도 무리가 없다.

'발리우드 할리우드'(감독 디파 메타)에는 인도영화[뭄바이(봄베이)와 할리우드를 합성해 발리우드로 흔히 부름]의 특징이 고루 담겨 있다. 신명나는 춤과 음악이 영화를 끌어가고, 가족과 전통을 금과옥조로 여기는 인도인의 가치관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달콤한 사랑도 빠질 수 없는 요소다.

캐나다에서 제작된 만큼 인도계 이민자의 문화충돌이 첨가됐고, 할리우드 로맨틱 코미디의 필수 코스인 남녀 간 다툼과 화해도 삽입됐다. 한마디로 퓨전 비빔밥인 셈이다. 그런대로 맛도 괜찮다. 난데없이 튀어나오는 노래와 댄스, 결말이 뻔히 보이는 구성, 과장된 액션과 대사 등 인도영화의 특징이 다소 유치해 보이면서도 묘한 매력을 풍긴다.

우리로 치면 21세기판 신파극쯤 될까. 대가족주의로 똘똘 뭉친 인도인의 풍속과 변화할 수밖에 없는 그들의 오늘이 유쾌하게 펼쳐진다. 16일 서울 대학로 하이퍼텍 나다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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