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신교환 중재해볼 생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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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적십자국제위원회(ICRC)는 남북한이산가족의 재회를 위한 남북한적십자사의 대화를 권장하고 있으며 이들 이산가족간의 서신교환 및 그들의 재회를 가능케 하는 해결책을 발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국역부총재 「리하르트·페스탈로치」씨가 12일 말했다.
본사 파리주재 주원상특파원과의 회견에서 이같이 밝힌 「페스탈로치」부총재(스위스인)는 한국에서 현재 범국민적으로 벌이고 있는 이산가족 찾아주기 운동에 대해 순수한 인도주의적 목적의 이러한 노력은 높이 평가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회견내용.
-한국은 현재 국토분단과 6·25를 전후해 헤어진 이산가족 찾기 운동을 온 국민과 세계의 관심 속에 벌이고 있다. KBS-TV가 중심이 된 이 캠페인을 통해 그동안 2천여 이산가족이 재회했다. 한국국민들은 이 운동이 확대돼 1천만 남북한이산가족의 고통이 덜어지기를 바라고 있다.
이 운동에 대한 귀하의 소감은?
▲세계 각국 대통신들의 『급전』과 한국적십자사의 성명으로 국제적십자사는 TV방송이 중심이돼 벌어지고있는 이 운동을 알고 있다.
국제적십자사는 순수한 인도주의적 목적을 갖고있으며 특히 수십년간 헤어져있던 이산가족들을 위한 모든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
-한국국민둘의 여망이 실현될 수 있도록 이 운동을 계기로 국적이 남북한이산가족재회를 위해 중재할 용의가 있는가?
▲국적은 어떤·분쟁의 결과로 야기된 문제들에 대해 무관심 할 수는 없다. 그래서 국적은 이미 수차례나(그리고 그것은 극히 최근까지도 계속돼 왔다) 남북한이산가족간의 서신교환, 그리고 그들의 재회를 가능케하는 해결책을 발견할수 있게 하기위해 남북한 적십자사를 격려하는 이니셔티브를 취했었다. 국적은 이같은 인도주의적 문제의 해결을 위해선 적십자 「경로」를 통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
-한국적십자사는 71년8월12일 남북이산가족 재결합을 위한 문제들을 논의하기 위해 남북한적십자회담을 갖자고 북적측에 제의, 7차례의 남북적십자회담이 서울과 평양에서 열렸으나 아무런 성과 없이 73년8월28일 북한측에 의해 중단됐다. 이에 대한 귀하의 견해는?
▲국적은 남북한적십자사의 회담에 여전히 호의적인 관심을 갖고 있다. 그러나 남북한적십자사가 이산가족이란 희생자들이 고대했던 소기의 성과에 이르지 못했던 것은 유감이다. 그리고 국적이 인도주의적 정신에 입각한 대화의 재개를 위해 노력을 계속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남북한적십자사의 각자의 입장에 관한 한 국적은 어느 한편을 비판하거나 대변할 입장에 있지 않다.
-1954년 한적은 국적에 남북한이산가족 재회알선을 요청, 국적이 이를 수락했었다. 당시 국적은 남북한 실태조사반의 남북한방문을 제의했으나 북한측이 거부해 실현되지 못했다. 북한측이 조사반의 방문을 기피한 이유는 무엇이었다고 보는가?
▲마찬가지로 국적은 관계당사자 어느 측의 입장이나 이름으로도 의견을 말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남북한 이산가족의 재결합을 실현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모든 한국민에게 있어서 이산가족의 재결합을 위한 최선의 수단은 이 문제를 인도주의적 문제로 바라보아야 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가족이 헤어진다는 것은 고통이다. 그리고 한국민이 이같은 고통을 덜수 있는 길은 이문제를 엄격히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다루는 것뿐이다.
-1952년 캐나다에서 열린18차 적십자 국제회의에서 채택된 결의 제20호 (이산가족 재회알선)를 존중, 국적이 남북한 이산가족의 아픔을 덜어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인가?
▲터론토에서의 적십자 국제회의는 각 적십자사가 상대해야할 그들의 정부와의 중재역할을 강조했다. 이같은 관점에서 볼 때 남북한 적십자회담은 이 회의의 권유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시행한 것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 이후 줄곧 국적은 남북한 적십자사의 대화를 장려하고 있다. 순수한 인도주의적 정신에 바탕을 둔 대화야말로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길이다.
【제네바-목원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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